부산저축은행 그룹의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김홍일)는 수수료를 받고 눈가림식 회계감사를 해준 혐의로 회계법인 책임자 2~3명을 형사처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6일 "모 중소 회계법인이 수수료 1억6000여만원을 받고 부산저축은행의 분식회계를 묵인해준 혐의가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면서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한 뒤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행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은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거짓으로 재무제표 또는 연결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고 돼 있다.
그동안 대형 경제사건에서 회계법인에 거짓 자료를 제출한 기업인들이나 이들로부터 부정한 돈을 받고 비리를 묵인해준 회계사들이 기소된 경우는 간혹 있었지만 부실한 회계감사 자체만으로 기소된 경우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이후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회계감사 수수료 이외에 부정한 돈을 받고 눈을 감아준 경우는 당연히 처벌 대상이지만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더라도 계속해서 해당 저축은행의 회계업무를 따내기 위해 부실하게 회계감사를 한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그룹은 2조4533억원의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9회계연도를 기준으로 부산저축은행의 5개 계열사 가운데 부산·중앙부산·전주 저축은행은 다인회계법인이 맡았고 부산2저축은행은 성도회계법인, 대전저축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은 "회계법인들의 부실감사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초래한 주된 요인 중 하나"라며 회계법인들에 대한 처벌과 손해배상을 요구해 왔다. 삼화저축은행 피해자 22명도 외부 감사를 맡았던 대주회계법인을 비롯해 신삼길 명예회장,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7일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예정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기업측이 제출한 자료에 의존하다 보니 분식회계 등 비리를 적발해 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형식적인 회계감사 관행도 바뀔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은진수(50·구속) 전 감사원 감사위원으로부터 부산저축은행의 구명 로비에 개입한 혐의로 김종창(63) 전 금감원장을 이르면 7일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