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북한 국방위원장)이 유튜브에서 '슈퍼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올해 2월 2일 올라온 ‘Hulk Hogan and Macho Man VS Kim Jong-il’(헐크 호건과 마초맨 대(對) 김정일)이란 제목의 동영상은 4개월 만인 6일 현재 조회 수 900만을 넘어섰다. 해당 동영상을 가져다 다른 이름으로 게시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조회 수 1000만도 이미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유튜브가 매년 연말에 집계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0선(選)’ 진입도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0위의 조회 수는 당시 3000만에 약간 못 미쳤었다.

동영상의 내용은 세계 프로레슬링의 상징적 존재인 헐크 호건과 김정일이 서로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자신을 추켜세우는 ‘랩배틀’(rap battle·즉석 랩 대결)을 벌인다는 것이다.

영상에서 선공(先攻)에 나선 김정일은 “그 이름은 ‘김정…’, 그리고 내가 바로 그 뒤에 ‘일’을 쓸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The name’s Kim Jong, and I got a license to IL)이란 랩으로 자신을 소개한 뒤, 곧바로 헐크 호건의 근육질 몸매 등 외모를 조롱한다.

헐크는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자 김정일의 곱슬머리를 유명 게임캐릭터인 ‘소닉’에 빗대 놀린 뒤, “베이징으로 날려주겠다”고 반격한다.

그러자 김정일은 곧바로 마이크를 넘겨받아 "베이징중국에 있다. 이 멍청한 금발 녀석아"라며 받아친 뒤 "나는 인간 세상의 신(神)이고 넌 고작 특공대원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있는 곳은) 북한이다. 관광을 시켜주마"라며 헐크를 공격한다.

이 공격을 받은 헐크 호건은 대꾸를 하지 못한 채 쓰린 가슴을 움켜쥐며 태그 팀 파트너 마초맨에게 마이크를 넘긴다.

마초맨은 김정일을 ‘난쟁이’라고 부르면서 “랩 할 시간에 너희 인민들이나 먹여 살리라”고 비난한다.

동영상은 “누가 이겼을까?”라는 자막과 함께 끝난다. 이 동영상에 달린 댓글 수도 6만개가 넘었다.

동영상이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제작진은 최근 15달러(1만7000원)짜리 ‘김정일 티셔츠’까지 출시했다. 검은색 바탕에 김정일의 얼굴 그림과 함께 동영상 시작 부분에서 김정일이 거만한 어조로 내뱉은 자신의 소개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