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김홍일)는 은진수(50) 전 감사원 감사위원으로부터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구명 청탁을 받은 혐의로 조사 중인 김종창(63) 전 금융감독원장이 부인 명의로 된 아시아신탁 주식을 친구에게 명의신탁한 혐의를 잡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아시아신탁은 2006년 10월 설립된 부동산신탁회사로 작년 6월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 때 90억원을 투자했다가 금감원의 언질을 받고 작년 말 47억원을 회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김 전 원장은 아시아신탁의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로 경영에 관여하다 금감원장에 취임하면서 부인 명의의 주식 4%를 매각 처분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검찰은 부인 명의의 주식이 실제로는 김 전 원장의 친구인 박모씨에게 명의만 이전된 채 실제로는 돈거래를 하지 않은 명의신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4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김광수(54)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소환했다. 검찰은 김 원장이 청와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근무하면서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여러 차례 돈을 받고 부산저축은행의 대전·전주저축은행 인수를 도왔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러나 김 원장은 "돈을 받거나 부산저축은행에 특혜를 준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은진수 전 감사위원에게 뇌물을 주고 부산저축은행을 위해 활동했던 브로커 윤여성(56)씨가 정선태(55) 법제처장에게 1000만원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 대가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윤씨는 2007년 정 처장이 서울고검 검사로 재직할 때 사건청탁 명목으로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