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의 '약국외(外) 판매'를 추진해온 정부가 1년 만에 물러서는 양상이다.
정부는 2009년 하반기 의료서비스산업 선진화 과제 중 하나로 '약국외 판매'를 꺼내 들었다. 미국, 일본과 유럽의 선진국들이 일반약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웠다. 기획재정부가 강력히 요구했고 보건복지부가 실행 방안을 맡았다.
이에 약사회는 "의약품은 반드시 약국에서 약사의 적절한 관리를 통해 사용돼야 한다"며 반대해 왔다. 결국 정부는 약국들이 밤과 휴일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을 조건으로 일단 '약국외 판매' 계획을 접을 것으로 보인다.
약사회는 전국의 약국 5곳 중 1곳꼴로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심야 영업 5부제를 하고 일요일에는 4곳 중 1곳꼴로 영업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개선안을 마련했다.
약사회는 "5부제를 시행하면 전국 3500개 읍·면·동마다 최소 1개 이상의 약국이 야간과 일요일에 문을 여는 셈"이라며 "이 정도면 심야·휴일에 약 구입 불편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약사회안을 일단 수용하고, 앞으로 이 방안이 지켜지는 지 보겠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등에서 일반약을 팔려면 약사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현재 국회 상황 등을 고려할때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상비약시민연대 조중근 상임대표는 "최종적인 정부 발표를 들어봐야 알겠지만, 과연 모든 약국이 심야 영업 비용을 감당하면서 12시까지 문을 열지도 의문이고, 12시 이후에는 약국을 이용할 수 없으니 국민 불편은 별로 해소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약사회는 전국 50여개 약국이 새벽2시까지 문을 여는 '심야응급약국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4월 조사를 한 뒤 "19%가 제대로 문을 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