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부산저축은행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관계 기관에 힘을 써준 의혹을 받고 있는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29일 소환 조사했다. 은씨 외에 또 다른 감사위원도 부산저축은행의 감사 결과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무마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은 저축은행 업계의 구조조정을 총괄했던 김장호 금감원 부원장보가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았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김 부원장보는 지난 주말 사의를 표명했다.
저축은행 사태에서 구속되거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감사원과 금융감독원의 전·현직 간부들은 현재 10여명이다. 구속된 금감원 간부 중에는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사고 싶은데 돈이 모자란다"며 노골적으로 2억원을 받아간 사람도 있고, 보험설계사인 자기 아내의 보험 유치 실적을 올리기 위해 저축은행 직원 56명에게 22억원어치의 보험에 들게 한 사례도 있다. 한 간부는 1억2000만원을 받고 금감원 내부 정보는 물론 감사원의 기밀 문건까지 빼줬고, 다른 간부는 금감원의 저축은행 검사(檢査)와 관련해 편의를 봐주고 매월 300만원씩 2억1000만원의 뒷돈을 챙겼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의 비리를 감시하며 적발해내고 처벌하는 관청이고, 감사원은 금감원 같은 정부 기관들이 감독·감시 등 제 할 일을 똑바로 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헌법상 최상위 감독기관이다. 이런 감독관청들이 하라는 감독·감시는 하지 않은 채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비리에 눈감은 데 그치지 않고 한술 더 떠 뇌물까지 챙겼다. 저축은행들은 뇌물에 포섭된 감독기관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우습게 보았을 것이다. 감독·감시에서 벗어난 대주주와 경영진은 은행 돈을 자기 돈처럼 마음껏 빼내 썼고, 그로 인한 피해는 예금을 맡긴 고객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영업정지된 8개 저축은행에 예금 보장 한도액인 1인당 5000만원 이상의 돈을 맡겼다가 예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피해자가 3만7495명이나 된다.
감사원·금감원·공정거래위원회 등 감독 기관 종사자들의 부패는 피감(被監) 기관의 경영 부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최종적인 고통을 넘기는 이중(二重)피해를 낳는다. 현재 감독기관 공무원들의 비리에 대한 처벌은 일반 공무원과 똑같다. 감독기관 공무원들의 비리로 인한 악영향은 일반 공무원들의 비리보다 훨씬 큰 만큼 이들의 비리는 가중(加重)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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