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축구의 아이콘이 세계 최고 스타와 충돌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29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구장에서 열리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올 시즌 '빅 이어(Big Ear·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의 별칭)'의 주인공을 가린다. 박지성(30·맨유)이 결승전에 나선다면 리오넬 메시(24·바르셀로나)와 5번째 대결을 펼치게 된다.
둘은 지금까지 네 번 만나 메시가 2승1무1패로 앞서 있다. 2008년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선 박지성이 11.962㎞라는 경이적인 활동량을 과시하며 메시를 봉쇄해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1년 만에 상황은 바뀌었다.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메시의 몫이었다. 포지션상 박지성의 전담 마크를 받지 않은 메시는 그라운드를 휘젓다 결정적인 헤딩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조별 리그에선 메시의 '원맨쇼'에 한국 수비가 농락당했다. 한국 대표팀의 '캡틴' 박지성은 그라운드에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올 시즌 메시는 더 강해졌다. 52골을 터뜨리며 스페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세운 메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 한 골을 추월당했지만 결승전에서 대미를 장식하려 한다. 2009·2010년 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며 세계 축구의 아이콘이 된 메시에게 이번 결승전은 '1인자'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박지성은 남은 체력을 모두 다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영국 언론에서도 박지성의 기용과 관련, "메시를 전담 마크해야 한다", "사비로부터 메시로 가는 패스 길목을 차단해야 한다", "알베스의 공격 가담을 저지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주문이 나오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4월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 경기(맨유 1대0 승)에서 첼시의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를 꽁꽁 묶어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드록바는 당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채 후반 25분 교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우승에 공헌한 선수가 될 기회를 잡았다. 그러기 위해선 메시를 넘어야 한다. 언제나 화제였던 둘의 맞대결은 이번엔 누구의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