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 등 공사 때 열차 탈선을 방지하는 부품인 '코일스프링클립'을 납품하면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32만개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10억여원을 챙긴 업체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코일스프링클립은 레일과 침목을 고정하는 부품으로 지름 2㎝의 강철봉을 휘어서 만든다.
서울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26일 이 같은 혐의로 E업체 대표 문모(47)씨를 구속하고 공장장 박모(51)씨 등 세 명을 입건했다.
문씨 등은 작년 4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철도시설공단, 국군수송사령부, 서울시도시기반시설본부 등이 발주한 17곳의 철도 공사 현장에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코일스프링클립 32만개를 국산 제품에 섞어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5-3공구 공사에 1만1630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2만여개,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에 4만5500개 등이 납품됐다.
동순천~광양 간 궤도 부설 공사에는 12만5000개가 납품됐다.
경찰은 문씨 등이 국산(개당 2900원)에 비해 500원 이상 싼 중국산을 들여와 다른 업체보다 낮은 단가를 제시하며 입찰을 따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문씨는 중국 상하이 S사에서 들여온 제품을 포장만 바꿔 국산으로 둔갑시켰다"고 말했다.
코일스프링클립은 열차 탈선 방지에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한국철도표준규격에 따라 원자재 성분을 분석하고 생산 공장에 대한 현장 실사(實査)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부품이지만 공사 현장에서 검사가 허술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씨가 납품한 중국산 제품으로 시공이 끝나 현재 열차가 운행 중인 구간도 있다"며 "불량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재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