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요즘은 '민족문학'이란 말을 덜 쓰거나 쓰더라도 복합적인 의미에 더 주의하며 사용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말에 내장된 문제의식은 지금도 대부분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또 무조건 통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남북화해와 재통합 과정이 우선이겠죠. 지금은 그런 의미에서 시민의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참여 쪽으로 초점이 이동되어야 할 때입니다."

민족문학론을 주창하면서 진보적 문학 진영을 이끌어온 문학평론가 백낙청(73) 서울대 명예교수가 5년 만에 새 평론집 '문학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일-민족문학과 세계문학5'(창비 출간)를 펴냈다. 또 절판됐던 백 교수의 첫 평론집 '민족문학과 세계문학1'(1978)과 두 번째 평론집 '인간해방의 논리를 찾아서'(1979)도 같은 출판사에서 한 권으로 묶어 합본개정판으로 복간됐다.

백 교수는 25일 간담회에서 "이번 출간을 위해 교정을 보다 보니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자기가 쓴 글을 연대별로 한꺼번에 읽는 희귀한 경험을 했다"면서 "기본적으로 비평은 작가를 대상으로 한 글이 아니라, 한 사람의 독자로서 다른 독자들에게 자신의 얘기를 겸손하게 들려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비평관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현실참여 지향의 백 교수 지론(持論)에 대한 자신의 재확인이 대부분이었지만, 진영(陣營)으로서의 민족문학에 대한 자성과 고백도 일부 있었다. 백 교수는 "(70년대) 한참 반독재 투쟁할 때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아무래도 우리 편이라고 생각되는 작가들에게 좀 후한 평가를 내린 게 사실"이라면서 "(반대쪽도) 나쁘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또 출판상업주의와 주례사비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백 교수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요즘 더 심해지고 있다"면서 "솔직히 창작과비평사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자기 쪽 작가를 일부러 띄우지는 않더라도 앞장서서 비판하기는 어렵다. 비판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자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