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금까지 적발한 승부조작 가담 축구 선수는 단 두 명. 16개 구단이 참여하는 프로축구 컵대회는 하루 최대 8경기까지 열릴 수 있다. 선수 2명을 매수할 경우 8경기 중에서 2경기 결과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인데 거액을 지불하며 승부 조작에 참여시킨 이유는 뭘까.

이는 스포츠 복권이 두 경기 베팅만으로도 돈을 딸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합법적인 스포츠토토의 경우 축구 승·무·패를 맞히는 '승부식'과 득·실점을 맞히는 '점수식'이 있다. 이 두 종류의 게임에서는 2경기 승만을 대상으로 베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두 선수만 매수해도 배당액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스포츠 도박의 경우에는 한 경기에만 돈을 거는 방식이 있을 수도 있다. 매수된 선수 중 한 명이 골키퍼인 것은 팀을 '지게 하는 것'이 '이기게 하는 것'보다 쉽기 때문이다. 특히 골키퍼라면 한 번의 '(실점) 기회'만으로도 팀을 패배시킬 수 있다.

승부 조작 브로커들이 '컵대회'를 겨냥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프로축구 각 팀은 정규리그와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보다 컵대회 비중을 낮게 본다. 정규리그 1∼3위와 FA컵 우승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받는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도 노릴 수 있다.

컵대회 우승팀은 상금 1억 원만 받는다. 정규리그(3억원), FA컵(2억 원), AFC 챔피언스리그(150만 달러·약 16억원)보다 상금이 적다. 이 상금을 감독·프런트를 제외한 출전 선수들만 나눠갖는다고 해도 1인당 1000만원이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컵대회에는 주축 선수들을 빼고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내보내는 팀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