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訪中) 5일째인 24일 난징(南京)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5분(한국시각 오후 3시 5분)쯤 난징역을 출발해 북서 방향으로 향했다. 전용 열차는 25일 새벽쯤 베이징 인근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이후 줄곧 남쪽을 향했던 김정일의 전용열차가 남방의 상하이·광저우 등을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북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오는 26일부터는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전에 북·중 정상회담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는 이달 말 착공식을 앞두고 있는 압록강변의 황금평 개발과 두만강 하구의 훈춘(琿春)~나진 간 지방도로 건설 등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단둥~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 건설도 2009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방북 당시 합의된 바 있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 김정은의 권력 세습을 포함한 양국 관계 문제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은 "경제 협력이 정상회담의 주요 내용이 될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 어떤 언급이 나올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차량 편으로 숙소인 양저우(揚州) 영빈관을 출발한 김정일 일행은 오전 9시 50분쯤 난징시 동쪽 외곽에 있는 중뎬슝마오(中電熊猫)그룹의 6세대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을 찾았다. 이 공장은 지난해 말 완공돼 올해 초 양산을 시작한 곳이다.

김정일은 2000년부터 6차례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산업 관련 시설을 둘러봤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태양전지·LCD·자동차 등 비교적 첨단 분야에 집중됐다. 지난 21일 창춘에서 이치(一汽)자동차를 찾았고, 23일 양저우에서는 태양전지를 만드는 징아오(晶澳)태양능과학기술을 들렀다. 중국 동북 지역의 한 대북 전문가는 "세 업종 모두 북한이 나선 특구에 유치를 희망하는 분야"라면서도 "산업기반이 전무한 나선에 이런 업종이 들어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일행은 이날 오후 1시 45분쯤 점심 식사를 위해 들른 중산릉을 출발해 난징역으로 향했다. 이날 오전 양저우역에서 난징역으로 달려와 대기 중이던 전용열차는 김정일을 태우고 상하이 방향이 아닌 북서쪽 베이징 방향으로 달려갔다.

난징 공항에서는 북한의 국영 고려항공 여객기 1대가 목격됐다. 이 여객기는 방중 과정에 필요한 물자를 실어나르는 화물수송용으로 지난 20일 김정일의 첫 방문지였던 무단장(牧丹江) 공항에도 나타난 적이 있다.

방중 마지막 수순인 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북·중 국경지대에 있는 단둥(丹東) 지역도 다시 경비가 강화되고 있다. 김정일 일행은 오는 26일 밤이나 27일 새벽쯤 이곳을 경유해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북·중 양국이 28일 착공식을 개최할 예정인 압록강 상의 섬 황금평 주변의 한 호텔은 오는 27~30일 외부인 숙박이 금지됐다. 현지 소식통은 "김정일 방중단에 포함돼 있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귀국길에 이곳에서 내려 착공식에 참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