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불출마 선언에 과거 여자문제까지….
미 공화당 대선후보군들이 최근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10여명에 달하는 공화당 잠룡들은 올 초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난으로 인기가 급락하는 사이 번갈아가며 뉴스메이커로 등장, '반(反) 오바마 전선'의 기세를 높여왔다. 하지만 오바마가 이달 초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이라는 '대박'을 치면서 다시 주가가 치솟자 공화당 주자들의 대오가 한순간에 흐트러진 분위기다.
◆여론조사 1등 후보자들 잇따라 불출마
공화당에선 여론조사에서 1등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후보 두 명이 이틀 새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했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심사숙고 끝에 대선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 기업경영에 정열을 쏟고 있으며, 아직 민간부문을 떠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는 기존 정치권의 조롱과 경멸 속에서도 오바마의 출생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등 좌충우돌 행보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해왔다. 이날 그의 불출마 발표 후 한 인터넷 매체는 "도널드 덕의 쇼는 끝났다"고 했다.
트럼프의 중도하차는 많은 사람이 예측했던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불출마는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좀 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허커비는 16일 자신이 진행하는 폭스뉴스의 뉴스쇼에서 "경선에 출마하라는 신호가 많지만 내 대답은 확고하다. 공화당의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화려한 입담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허커비는 선거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가운데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다퉈온 유력 후보 중 한명이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두 명의 정치적 의미는 다르지만, '대중 관심'이라는 측면에서는 둘의 불출마는 공화당에 상당한 타격"이라고 했다.
◆'부적절한 결혼'도 논란으로
또 다른 잠룡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대선 출마 공식선언과 함께 그의 최대 약점인 '과거 혼외정사' 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왔다. 깅리치는 혼외정사로 두 차례 이혼을 했는데, 특히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하면서 본인도 의회보좌관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사실이 들통나기도 했다. 그는 15일 NBC 방송에서 "나는 인생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범했고, 신에게 용서를 구해야 했다"며 다시 머리를 숙였다.
출마를 검토 중인 미치 대니얼스 인디애나 주지사도 부인과 관련한 입방아로 마음이 편치 않다. 그의 부인은 1993년 남편과 4명의 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가 1997년 다시 대니얼스와 재결합했는데, 전통적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층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정치인들은 부적절한 결혼사로 인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6일 네바다주 선거모금 행사에서 1025만달러를 모으는 등 세 과시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2006년 주지사 시절 도입했던 건보개혁법안 때문에 역풍을 맞고 있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혐오하고 있는 오바마의 건보개혁법안과 유사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이는 공화당 정체성의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