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으로 동해안 소나무 수천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산림과학원과 강원도가 소나무 잎이 말라죽은 현상에 대해 3월 중순부터 한 달간 분석한 결과 "겨울철 북동쪽에서 불어온 차갑고 건조한 바람 '한건풍(寒乾風)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올겨울 유난히 추위가 오래 지속된데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토양은 물론 소나무 뿌리까지 얼면서 수분을 제대로 빨아들이지 못해 탈수현상과 함께 소나무 잎이 고사했다는 설명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피해지역에서 시료를 채취해 균배양을 실시했지만 병해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동해안에는 겨울마다 만주와 시베리아 북쪽에서 한건풍이 불어온다. 전문가들은 동해안에서 항상 불던 바람이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삼한사온이 사라지면서 토양과 나무가 미처 녹을 틈이 없어 고사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봄이 오는 시기가 빨라질 경우 나무에 쌓인 눈이 일찍 녹아 나무들이 한건풍에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 2008년 한라산연구소의 연구결과 3월과 4월 기온상승으로 인해 눈이 일찍 녹아 소나무의 일종인 구상나무 54그루 가운데 51그루가 한건풍 피해를 입기도 했다.
강원도가 집계한 피해 면적은 강릉·동해·인제·고성·양양 등 동해안 5개 시·군의 소나무와 리기다소나무 숲 29.7㏊로, 축구장 41개에 달한다.
강원도는 이에 따라 비료 등 영양제를 토양이 아닌 소나무 잎에 직접 뿌리는 '엽면시비'를 실시하고, 겨울 전에 증산억제제를 살포할 계획이다. 쇠약해진 소나무에서 좀 등 병해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집중 예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침엽수에 집중된 수종을 다양화하고 지역 기후에 맞는 나무를 심어 숲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