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남북경협업체 개수는 물론 연락처도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통일연구원 김영윤 대외협력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실태조사단'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현재 통일부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 평양을 비롯한 남포·해주·나진·신의주 등 북한 지역에 법인을 두고 교역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업체 수는 1017개였다. 그러나 통일부는 이 가운데 188개 업체의 연락처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또 연락처를 확보하고 있는 829개 업체 가운데서도 259개 업체의 연락처는 아예 없는 번호이거나 이미 폐업한 기업, 남북경협과는 전혀 상관없는 회사의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개성공단의 한 한국 신발업체 공장앞에 북한 노동자들이 출퇴근 때 타고 다니는 자전거가 세워져 있다. 자전거에‘개성’이란 지명이 적힌 번호판이 달려 있다.

심지어 일반 가정집이나 동사무소 같은 곳으로 연결되는 전화번호도 상당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북한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고 통일부가 파악하고 있는 1017개 업체 가운데 연락처가 정확한 곳은 570개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만일의 위기사태가 발생했을 때 통일부가 위기관리 대응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또 전체 경협사업업체 1017개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 관계자는 "북한 지역에 법인이 있다 해도 본사는 국내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경협업체의 각종 인허가를 관리하고 실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할 통일부에서 관리 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 전면중단을 선언한 작년 5·24 조치 이후, 남북경협 기업인들이 경협기업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남경필 국회 외통위원장에게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조사단은 당초 오는 24일 조사결과를 백서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기초자료 부실로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교역업체 584곳, 개성공단 입주업체 122곳, 금강산 관련업체 20곳 등 720여개 명단을 준 적밖에 없는데 1017개라는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