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연평도 사건 같은 일이 터질 때마다 '남한 사람들이 우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에 위축되고 그래요. 괜히 죄인 같고…."

탈북자들은 '북풍(北風)'이 불 때마다 고개를 숙인다. 탈북자들을 향한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6월 입국해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손지수(가명·38)씨는 "천안함 폭침 사건이 터졌을 때 손님들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무조건 중국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흥분한 손님이 '북한 것들 보이기만 하면 박살을 내겠다'며 이를 가는 데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지순철(가명·30)씨는 "친구들이 '대체 북한은 왜 그러느냐'고 물을 때마다 할 말이 없다"며 "나도 북한이 싫어서 내려온 사람인데 북한 정권과 동일시되는 것이 억울하고 속상하다"고 말했다.

청소년들도 예외는 아니다. 탈북학생 대안학교인 한겨레학교에선 천안함 폭침사태 직후 일반학교로 전학 갔던 학생 3명이 다시 돌아오는 일이 있었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비난을 쏟아붓고 왕따를 만들어 버틸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학생은 "여러 남한 학생들이 나를 구석에 몰아세우면서 '너 같은 북한놈 때문에 우리 국민이 죽었다'고 욕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를 돌며 북한 예술공연을 선보이는 평양민속예술단도 공연 취소 등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2009년엔 160여 차례 공연했지만, 작년엔 30회 적은 130회 공연에 그쳤다. 박미경 단장은 "예술단의 성수기는 봄과 가을인데 3월 천안함 폭침사건과 11월 연평도 포격도발로 공연계약이 잇따라 취소돼 8000만원의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NK지식인연대 김명성 사무국장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북한 정권에 퍼부어야 할 분노를 탈북자에게 쏟아붓는 경우가 많다"며 "탈북자들은 그럴 때마다 상처를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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