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가수 겸 작곡가로서 한국 가요계의 중심에 섰던 이장희(63)씨가 30여년 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노래 제목이 '울릉도는 나의 천국'이다.

이씨는 9일 본지 인터뷰에서 "얼마 전 TV 토크쇼에 나가 '언젠가 울릉도에 관한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울릉군민들이 나를 볼 때마다 '노래는 언제쯤 나오느냐'고 재촉했다. 그 채찍질 덕분에 이렇게 새 노래를 발표하게 됐다"고 했다. 울릉도는 그가 10여년 전부터 1년 가운데 절반 이상을 농사를 지으며 사는 '현(現) 거주지'이다.

30년 만에 신곡‘울릉도는 나의 천국’을 발표한 가수 이장희.

이씨는 1970년대 통기타 붐의 주역으로 최근 아이돌 못지않게 높은 인기를 끄는 송창식·윤형주·김세환의 '세시봉 트리오'와 같은 시대를 호흡했다. 세 사람의 히트곡 중 상당수가 이씨 작품이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그건 너' 같은 대형 히트곡을 직접 작곡한 가수로도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이씨가 '세시봉'팀과 함께 TV와 공연에 잠시만 얼굴을 드러내도 대중의 반응은 뜨겁다. 그는 "세시봉 친구들과 함께 무대에 서니 다시 고향에 돌아온 듯한 푸근함을 느낀다"면서도 "울릉도에서 자연과 벗하며 살아온 생활의 리듬이 깨져 몸이 좀 부대끼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씨는 울릉도와의 인연에 대해 "97년쯤 친구 추천으로 울릉도에 갔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놀라운 풍광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원래 은퇴하고 하와이에 사는 게 꿈이었는데 울릉도는 하와이보다 몇 십배는 아름다웠다. 그래서 땅을 사두고 2004년에 사업을 그만둔 뒤 본격적으로 울릉도 생활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씨가 가수 생활을 접은 건 1975년 대마초 파동에 연루되고 나서다. 그 이후 식당, 교민 방송국 등을 운영해 적잖은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음악인으로서 긴 공백을 가졌던 이유를 묻자 "음악뿐 아니라 다른 일에 도전해서도 최고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마음은 다시 30여년 전 청춘을 사로잡았던 음악으로 돌아와 있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TV와 무대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대중이 좋아하는 내 음악이 모두 '30대 이장희'의 감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60대 이장희'의 체취가 묻어나는 노래를 제대로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