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위대한 챔피언이자 위대한 친구를 잃었다."(잭 니클라우스)
"그가 골프 코스에서 보여준 창의력은 결코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다."(타이거 우즈)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 등 메이저 대회를 5차례 우승한 스페인의 '골프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54)가 7일 뇌종양으로 숨졌다고 가족들이 그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바예스테로스는 준수한 외모에 창의적인 플레이, 뛰어난 말솜씨로 유럽에서 골프의 인기를 끌어올린 영웅이다. 바예스테로스는 유럽투어 통산 최다승(50승)을 거뒀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9승을 올리는 등 총 91차례 우승했다. 메이저 대회는 마스터스 두 차례(1980, 1983년), 브리티시오픈 세 차례(1979, 1984, 1988년) 우승했다. 1980년대 후반 61주간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으며, 1999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바예스테로스는 1957년 스페인 북부에 있는 작은 마을인 페드레나에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골프는 세계로 가는 '비상구'였다. 외삼촌 라몬 소타가 1965년 마스터스에서 6위 한 뒤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는 것을 보고 프로골퍼를 꿈꿨다. 그의 세 형도 모두 골퍼로 성장했다.
8세 때 골프장에서 캐디를 하던 그는 형이 준 3번 아이언으로 밤에 몰래 라운드하며 연습했다. 인근 백사장도 그의 연습장이었다. 18세까지 하루 1000개의 연습 볼을 쳤다고 한다. 16세에 프로가 됐고 22세이던 197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때 마지막 라운드 16번 홀에서 친 두 번째 샷은 지금도 전설로 남아 있다. 티 샷이 주차장으로 날아가자 주차된 차를 옮기고 친 공이 홀 옆 4.5m에 붙으며 버디를 잡았다. 이 주차장 샷처럼 수많은 창의적 샷의 '발명가'였다. 나무 밑에서 무릎 꿇고 치기도 했고, 벙커 턱에 있는 공을 3번 우드로 240야드나 날려 보내기도 했다.
바예스테로스는 1980년 마스터스에서 최연소(23세)이자 유럽 선수 최초로 우승했다. 최연소 기록은 1997년 우즈가 21세로 우승할 때까지 깨지지 않았다.
미국과 유럽골프가 2년마다 대결하는 라이더컵을 세계적 이벤트로 만든 것도 그의 역할이 컸다.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던 라이더컵에 골프의 발상지 유럽의 부활을 이끌었다.
바예스테로스는 "골프장에서 누군가를 동정하려면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라. 네가 그를 죽이지 않으면 그가 너를 죽인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바예스테로스는 2007년 허리 통증으로 은퇴했고, 이듬해 마드리드공항에서 독일행 비행기를 기다리다 쓰러졌다. 악성 뇌종양으로 네 차례나 수술을 받으며 투병하다가 7일 고향 페드레나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천국의 필드'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