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문화예술의 도시 또는 문화중심도시로, 민주·평화·인권의 도시로 규정하고 있다. 광주에서 '문화중심도시'로서의 시동은 걸렸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곡절을 겪으면서도 세워지고 있다.

전당이 세워지면, 민주평화교류원, 아시아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아시아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등 5개의 문화기관이 활동한다. 2014년 문을 열면, 문화(자료)의 수집과 연구에서 콘텐츠기획·창조와 제작·유통·소비에 이르기까지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 한다. 그래서 '음악과 영상, 문학·미술·무대예술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콘텐츠 공간'을 그리고 있다.

'문화콘텐츠'는 축적된 자료로부터 시작된다. 문화는 기록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기록이 두터울수록 문화역량도 비례한다. 옛것을 연구하여 새로움을 찾아내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은 그저 책속의 옛말이 아니다. 지금까지 지나온 과거의 유산(故)에 바탕하여 신지식과 문화의 창조(新)를 이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6월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기공식. 문화도시 광주는 역사유산과 현재중심의 문화가 조화를 이뤄야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국책사업' 문화전당의 운영기조는 '현재 중심의 문화교류'에 두고 있다. 그 문화를 바탕에서 뒷받침하는 역사·문화 기록물의 보존과 관리에 대해서는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등한시하기는 마찬가지다.

'온고(溫故)'를 제대로 하기 위한 방안이 광주에 역사기록관을 세우는 것이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광역자치단체는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을 설치·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광역자치단체 중 설치한 곳은 한 곳도 없다.

광주시는 이 사안을 정책적으로 깊이 고려해야 한다. 광주시는 기록물관리기관을 신설, 체계적인 기록관리를 통하여 투명행정, 책임행정의 기반을 구축하여 자치행정의 모범을 구현할 수 있다. 나아가서 행정기록물뿐 아니라 지역사 자료를 수집할 수 있고, 광주학생운동과 5·18민주화운동 등 현대사의 중요한 지역사료들을 통합적으로 수집· 관리할 수 있다.

이 기록관 건립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비용을 분담하는 '매칭 펀드'식으로 추진토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종범 조선대 사학과교수는 "이 문제를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학계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학(民·官·學)체제로, '문화의 도시', '역사의 도시' 광주가 전국 자치단체에 선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가 이를 선도하면, 문화중심도시, 그리고 현대사를 이끈 주역으로서의 관련 기록을 집대성하는 '민주화 사료의 허브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다질 수 있다. 역사기록관은 문화중심도시의 지식정보기반을 구축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역사와 문화를 '진실로' 소중히 하는 도시가 광주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광주는 '현재중심'의 문화전당과 '역사유산중심'의 기록관이 조화를 이루며 명실상부한 문화의 도시가 될 것이다. 도시의 품격도 고양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3월초 '이젠 광주학(光州學)의 정립을 모색할 때'라고 '남도이야기'를 통해 제언했다. 지역의 정체성 연구를 기반으로 지역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연구집단(학단·學團)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역사기록관'은 광주학의 정립과도 맥을 같이한다. 광주도시의 위상에 맞는 '역사기록관'의 설립에 대해서 시장은 물론, 지역인사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