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는 현존하는 최강의 프로 축구팀이다. 오는 29일 UEFA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와 맞붙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그들을 겁낸다. 퍼거슨이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도움을 얻겠다"고 공개 선언했을 만큼 바르셀로나는 압도적이다. 바르셀로나가 현대 축구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회전목마 축구
바르셀로나는 막강한 공격력을 가진 팀이다. 점유율 면에서 상대를 압도한다. 레알 마드리드와 4강 1차전 때는 점유율 72대28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퍼거슨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경기 방식을 '회전목마(carousel) 축구'라고 부른다. 끊임없이 공을 돌린다는 뜻이다. 상대는 공만 쫓다 지치고, 바르셀로나는 힘을 비축하며 90분 내내 공격한다. "바르셀로나엔 농구처럼 공격 제한시간(24초)을 도입해야 한다"는 농담 반 진담 반 불평이 나올 정도다.
이 회전목마를 돌리는 중심인물이 바로 사비 에르난데스(31)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가는 공이 대부분 그의 발을 거친다. 그는 대회 8강전과 4강전 네 경기에서 436번의 패스를 했으며 단 30번만 실수했다. 성공률이 무려 93%다. 마드리드와의 1차전 때는 96%(112번 중 107번 성공)라는 경이적 기록을 남겼다. 골을 넣는 것은 메시(11골·1위)지만 중앙 미드필더진을 지휘하고 메시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은 사비가 맡는다. '바르샤식 축구'의 중심이 사비라는 의미다.
◆10m 패스의 비밀
네덜란드 토털 사커의 전설 요한 크루이프는 "패스의 길이가 10m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바르샤 전술의 핵심"이라고 했다. 크루이프는 1988~1996년 바르셀로나 감독을 지내며 토털 사커의 DNA를 심은 인물이다. 크루이프는 "패스 길이가 짧으면 볼을 뺏겨도 바로 달려가 뺏을 수 있다. 공 옆에는 늘 바르셀로나 선수가 있다"고 했다.
이런 경기 방식이 현대적 '압박 축구의 시대'를 끝냈다고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압박 축구란 한 선수를 2~3명이 둘러싸 공을 빼앗는 방식인데, 바르셀로나는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설프게 압박하다간 공간을 허용하고 위기를 자초하게 된다. 레알 마드리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준결승에서 바르셀로나가 공을 잡아도 압박하지 않고, 수비들이 거리를 두며 지키는 '지역 방어' 형태를 택하기도 했다. 이 작전은 페페가 퇴장당하면서 무너졌지만(마드리드 0대2 패배), 마드리드는 퇴장 이전까지 0―0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약점은 없나
바르셀로나도 무적은 아니다. 장신 공격수가 없어서 '측면 돌파→크로스→헤딩'이라는 공격 방식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메시 중심의 중앙 공격에 줄기차게 의존한다. 한 번 중앙이 막히면 활로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수비진이 공격 진영으로 전진하면 바르셀로나를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잉글랜드 감독을 지낸 스티브 맥클라렌은 "팀 전체가 전진해서 바르셀로나를 자기 진영으로 밀어 넣으면 그들은 장기인 짧은 패스를 포기하면서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 인터밀란이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제압할 때 이런 방식을 썼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 바르셀로나에 수비 뒷공간을 한 번 내주면 수습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