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심각하다. 그리고 실망스럽다(very seriously and we are disappointed)."

추신수의 만취 음주운전 소식을 접한 크리스 안토네티의 입에서 즉각적으로 흘러나온 말이다. 안토네티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이끄는 단장으로서 그동안 추신수라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사람이다.

평소 성실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추신수를 옆에서 직접 쭉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그런 선수가 음주운전을 했으리라고는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을 기분일 걸로 짐작된다.

빛바랜 성실함

추신수의 성실함은 이미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스포츠 유명매거진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신호에서 추신수 특집기사를 다루며 그의 성공요인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실(work ethic)'이라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추신수의 이야기가 팬들에게 작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잠시 '대형 사고'를 치며 세간의 구설수에 올랐다.

ESPN 등 미국의 주요언론들은 일제히 헤드라인 주요기사로 추신수의 음주파문을 발 빠르게 실었다.

클럽하우스의 리더

그러나 추신수는 크게 2가지 이유에서 조금 다른 입장이다. 첫째 팀을 이끄는 클럽하우스의 리더고 둘째 사회적으로 타의 모범이 돼야 할 스타플레이어다.

안토네티의 실망감이란 곧 리더에 대한 실망감이다. 안토네티와 매니 악타 감독은 지난 스프링캠프 당시 추신수를 조용히 불러 "이제 너가 클럽하우스의 리더로 두려워하지 말고 나설 때가 됐다"고 주문했다.

실제 추신수는 4월 내내 그걸 몸소 실천에 옮겨 클리블랜드 돌풍의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다른 사람도 아닌 팀의 리더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됐으니 참으로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는 게 클리블랜드의 입장이다. 더구나 팀이 70년 만에 홈 13연승을 내달린다느니 111년 만에 최고출발을 보이고 있다느니 하는 절정의 순간에 리더가 사고를 쳤으니 한숨이 절로 나올 법하다.

일그러진 우상?

둘째 추신수는 이제 팀의 간판이자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스타플레이어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어린이들의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운의 꿈을 안고 혈혈단신 미국으로 떠나 오로지 야구를 향한 집념 하나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인간승리의 주역으로 통한다.

미래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도 그의 성공담은 자주 회자되곤 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될 사람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구설수에 오르내린다는 건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다.

한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천만장자, 억만장자 야구선수들이 사회규범을 어기고 멋대로 행동하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옷차림 하나하나에서부터 먹을거리에 이르기까지 선수들의 품행을 가장 중요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추신수의 음주운전이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있다.

"한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라고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용서가 된다. 그러나 같은 실수를 두 번 이상 반복해서는 곤란하다.

앞으로 추신수가 존경받는 야구선수로 롱런하고 싶다면 이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