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전주고와 영남의 경북고가 모여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자매결연을 한 두 학교가 함께 기획한 첫 '동서화합 음악회'가 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이날 음악회에는 전주고 출신인 이강국 헌법재판소장과 한승헌 전 감사원장, 경북고 출신인 정해창 전 법무부 장관과 이정무 한라대 총장, 그리고 여야 국회의원 등 동문과 가족 2600여명이 참석했다.

피아니스트 임종필, 첼리스트 양성원, 가수 신형원, 소프라노 송광선,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씨 등 8명이 2시간 동안 클래식과 가요로 무대를 채웠다. 출연진이 앙코르로 전주고와 경북고 교가를 부를 때 분위기는 절정에 올랐다.

두 학교 동문은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불렀다. 경북고 총동창회장인 유종하(75) 대한적십자 총재는 "잠잠한 듯하다가도 선거철만 되면 갈등이 부각되곤 해 늘 안타까웠다"며 "오늘 음악회를 계기로 이런 문제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길 바란다"고 했다.

두 학교는 1998년 자매결연을 한 뒤 해마다 골프·바둑·축구 교류전을 전주와 대구에서 번갈아 가져왔다. 재경 전주고 동창회 김상윤(48) 사무국장은 "단순한 스포츠 교류뿐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지역 간 화합을 선도할 만한 문화공연도 마련해보자고 재작년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이날 출연진은 대부분 두 학교 출신이거나 동문 가족이다. 피아니스트 임종필씨는 경북고 57회이고, 가수 신형원씨는 전주고 36회인 신건 국회의원의 조카다. 첼리스트 양성원씨는 아버지가 서울대 음대 교수를 지낸 전주고 26회 양해엽씨다. 행사에 참석한 전주고 출신 박승기(60)씨는 "두 지역 사이의 벽이 일부나마 허물어진 기분"이라고 했고, 경북고 출신 이동원(41)씨는 "기념할 만한 만남을 가진 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