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중인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의 위치정보 수집논란에 대해 "주변에 돌고 있는 정보는 거짓이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분노한 소비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의회가 청문회를 열기로 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애플은 작년 6월부터 이용자들이 어디를 방문했는지 상세한 위치정보를 아이폰에 암호화도 하지 않은 채 저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유명 블로그 사이트 '맥루머스'는 25일(현지시각) 잡스 CEO가 위치정보 수집관련 해명을 요구하는 고객의 이메일에 대해 부인하는 답변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맥루머스에 따르면 한 아이폰 이용자는 잡스에게 "내 정확한 위치가 매시간 기록된다는 것은 실망스럽다. 구글은 내 위치를 추적하지 않는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잡스는 "그들(구글)은 (위치추적을) 한다. 우리는 안 한다. 주변에 돌고 있는 정보는 거짓이다"고 답했다고 맥루머스는 주장했다.
이 이메일이 진짜 잡스가 보낸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애플은 묵묵부답이다. 잡스는 과거 자신의 법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여러 차례 고객들의 질문에 답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잡스의 이메일을 가장한 가짜 편지도 여러 번 있었다. IT전문매체인 시넷은 "최근 몇 달 사이에는 (잡스와 고객 간에) 이메일 접촉이 이뤄진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메일 진위와 상관없이 사태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이폰 사용자와 아이패드 사용자 등 고객 2명이 지난 22일 애플의 위치정보 수집을 금지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측 변호사 아론 메이어는 "애플이 현재 이용자들이 방문하는 모든 장소를 추적한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며 "사법당국도 이를 위해서는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데 애플은 영장 없이 그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개인들의 소송 제기와는 별도로 프랑스·독일·이탈리아·한국에서 정부 당국이 애플의 위치정보 수집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는 25일 애플·구글뿐만 아니라 노키아·마이크로소프트·RIM· HP 등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IT업체 6곳에 서한을 보내 위치정보 수집에 관해 질의했다.
하지만 애플은 왜 이런 방대한 자료를 저장했는지 해명이나 사과 없이 침묵으로 일관해 "너무 오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티브 잡스 등 애플 경영진이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대해서는 "남의 아이디어를 베끼는 모방꾼"이라고 독설을 날리면서 정작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해명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