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신청이 반려되는 것은 대부분 관련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주로 ▲활동내역이나 피해사례를 입증할 만한 객관적 서류 미비 ▲해방 이후 활동이 확실치 않은 경우(좌익활동을 했거나 행적이 묘연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수감기록이 3개월 미만인 경우 ▲수형사실을 증명할 객관적 서류가 없는 경우 등이다.
보훈처 공훈심사과 포상팀 우진수(49)씨는 "간혹 억지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자료가 미진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안타깝다"고 말했다. 보훈처 공훈심사위원인 장석흥 국민대 교수는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안타깝긴 하지만 정황만으로 미뤄서 판단하기 어렵다"며 "애국심 고취와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독립운동에 대한 포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인정 기준 자체를 느슨하게 만들다 보면 모든 것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도 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독립유공자 후손 본인이 신청하지 않아도 정부 주도의 사료 발굴분석단의 활동을 통해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부가 독립유공자 발굴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1995년부터 총 4319명이 정부의 사료 발굴로 독립유공자 인정을 받았다. 2010년의 경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501명 중 86.6%인 434명이 정부 발굴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총 신청건수의 30%만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학계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남아 있는 독립운동 사료를 적극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나라당 김을동 의원은 "일본은 기록문화를 중시하므로 우리나라에는 없는 자료가 엄청나게 많다"며 "일본과의 외교적 협력을 통해서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모든 자료를 수집·정리하고, 유공자와 후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관련 입증자료를 갖추는 데 실질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관 산하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을 지낸 한시준(57) 단국대 역사학과 교수도 "정부로서도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기간이 30년간 활동한 독립운동가 중 현재 1만2000여명 정도만 인정받은 것을 두고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나 국가 차원에서 사료 수집과 발굴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에 남아 있는 역사적 기록에 대한 정부의 사료 수집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