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희 대구소비자연맹 회장

2011년은 대구 방문의 해, 8월 27일부터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열려 어느 때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대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이런 큰 행사를 앞두고 "시내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작년 4월 1일부터 시티투어 2층 버스 두 대를 구입해 운행 중이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4회(10시, 12시, 오후 2시, 4시) 동대구역에서 출발해 그 자리로 되돌아오는 두 시간짜리 코스이고, 근사한 외형을 갖춘 버스는 대(臺)당 가격 6억여원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일 오후 4시 버스를 탔다. 요금 5000원, 승객은 나 하나. 평일 오후에는 원래 승객이 드물다고 한다. 2층으로 올라가니 시티투어 홍보 팸플릿이 비치되어 있다. 출발과 함께 기사의 안내 멘트, 대구를 소개하는 5분여짜리 동영상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여행가이드가 따로 없으니 기사의 노고가 여간 아니다. 15분 뒤 엑스코 도착, 이어 오페라하우스-중앙로-약령시-두류공원-서문시장-2.28공원-국채보상기념공원-대구박물관으로 정해진 코스를 밟았다. 어지간한 도시면 거의 갖추고 있는 공연전시시설 두 곳, 쇼핑장소 두 곳, 공원 세 곳 돌아보는 게 대구 시티투어란다. 대구 소개는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과 팸플릿, 5분여짜리 동영상 1개, 각 정류장을 소개하는 1~2분짜리 동영상 10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버스기사의 여행안내가 없으면 내국인조차 제대로 된 시내관광이 가능하려나?

두 시간 내내 반복 상영되는 5분여짜리 동영상의 콘텐츠는 대구 토박이인 나조차 어디에서 대구의 멋을 찾아야 할지, 대구가 어떤 곳인지 의아스럽게 만든다. '국제도시 대구' '문화관광 도시 대구' '즐거움 가득한 관광도시 대구'라며 떠들어대지만 정작 대구만 가진 도시 특징이 느껴지지 않는다. 화면이 보여주는 것은 신문과 TV에서 익히 보아왔던 평범한 풍경사진, 정책 당국이나 호텔의 홍보용 사진, 각종 축제를 찍은 사진 두세 컷씩을 주섬주섬 밋밋하게 이어붙인 게 전부다. 놀이시설엔 이미 사라진 C&우방랜드 로고도 보인다. "5천 년 문화의 중심, 대구를 주목하십시오."란 거창한 멘트와는 달리 화면에서는 "이게 대구"라고 내세워야 할 역사유적들을 건성건성 뛰어 넘는다. 팔공산 소개는 반쪽, 달성공원과 경상감영은 언급조차 없다. 버스에 비치된 홍보 팸플릿 속 안내 문구들도 뻔한 내용, 잘못된 글자, 비문(非文)투성이다. 전시컨벤션센터(EXCO)는 이렇게 소개된다. 홍보 팸플릿의 글을 그대로 옮긴다.

"대구시 각종 전시행사는 물론, 대규모 집회ㆍ이벤트ㆍ박람회 등을 개최하기 위한 시설로 '세계를 대구의 품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구를 국제적인 도시로 발돋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탁월한 전시기획력과 마케팅전략으로 세계인이 찾는 컬러를(컬러풀?) 대구의 비상을 기대해 봅니다."((?)부분은 필자가 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