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소녀가장 돕기 후원금을 빼돌려 자녀 혼수품 구입 등에 사용한 시민단체 간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기부한 달력 판매 수익금의 일부도 가로챘다고 경찰은 밝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1일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뒤 직원들이 아는 사람들의 통장으로 일부를 돌려받는 수법으로 후원금을 빼돌린 혐의로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중앙회(이하 전가연) 사무총장 이영훈(50)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기부받은 총 23억여원 가운데 7700여만원을 자녀 혼수품 구입, 친·인척 경조사비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MBC '무한도전'에서 기부한 3억300만원을 편모·편부 가정 청소년 142명에게 장학금으로 나눠준 뒤 58명을 상대로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 "입금이 잘못됐다"며 7600여만원을 돌려받아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전가연이 지난 2009년 무한도전측으로부터 받은 기부금(4억3000만원)에서도 4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잡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가연은 전직 총리,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을 '명예회장' '회장'으로 추대하고, 유명 배우와 가수들을 홍보대사로 내세워 금품을 모집하면서 10억원 이상 모금을 할 경우 행정안전부에 모금 내역 등을 등록해야 하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