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을 목전에 둔 기업인이 홀인원을 기록했다. 이종환(87) 삼영화학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제주시 크라운컨트리클럽에서 지인들과 라운딩 중 서(西)코스 7번홀(파3·123m)에서 홀인원의 행운을 잡았다. 5번 우드로 친 공이 그린 프린지에 떨어져 몇 차례 구른 뒤 홀로 빨려 들어갔다고 한다.

미국골프 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1만2000분의 1로 알려졌다.

2006년 당시 최인철 대한야구협회 명예회장(2007년 별세)도 87세의 나이에 홀인원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경기 파주시 광탄면에 있는 서서울CC 4번홀(파3·140m)에서 드라이버로 성공했다고 한다.

대한프로골프협회 이영석 부장은 "전국 골프장 기록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 없어 100% 단언할 순 없지만, 87세 홀인원이 우리나라 '최고령 기록'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2007년 미국의 102세 엘지 맥린 할머니가 캘리포니아에서 홀인원을 기록, 2001년 101세 해롤드 스틸슨 할아버지가 플로리다에서 세운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회장은 "1959년 골프를 시작한 뒤 52년 만의 첫 홀인원"이라며 "개인적으로 기분 좋지만, 아흔 다 된 사람이 홀인원 할 만큼 우리나라가 건강한 국가가 됐다는 생각에 더 뿌듯하다"고 했다. 이 회장의 평소 골프 실력은 핸디캡 10~15 정도다.

이 회장은 경남 출신으로, 마산고와 일본 메이지대를 졸업한 후 삼영화학을 설립했다. 그는 2000년 자신의 아호를 딴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을 설립, "노벨상을 탈 인재를 키우자"며 평생 모은 재산 6500억원을 내놓아 화제가 됐었다. 전 재산의 95%에 이른다. 이후 지금까지 총 6130명이 이 장학금으로 국내외에서 학업을 마쳤다. 이 회장은 "재산이 줄어들수록 마음은 커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