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이 스스로 임명한 위원을 공개하지 않는 납득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기관은 공식적인 행정정보공개 청구에 대해서도 '개인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11월 위암(韋庵) 장지연 등 19명에 대해 친일 행적을 이유로 서훈(敍勳) 취소를 결정했고, 정부는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서훈 취소를 확정했다.

보훈처를 상대로 인터넷 '정보공개시스템(www.open.go.kr)'을 통해 서훈심사위원회 명단을 청구했다. 정보공개법상 청구기관은 청구한 지 열흘 내 공개 여부를 결정해(부득이 한 경우 10일 연장) 결정 열흘 안에 정보를 알려주거나, 비공개하기로 결정할 경우 청구인에게 그 사유까지 즉각 통지하도록 돼있다. 청구 사흘만인 15일 오전 휴대전화로 '정보공개시스템 정보(비공개) 결정통지 드립니다'는 메시지가 왔다. 전자우편함으로는 '처리결과: 비공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정보공개시스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는 편지가 왔다.

정보공개시스템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내용: 비공개, 사유: 귀하께서 정보 공개 요청하신 서훈취소심사위원회 위원 명단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법 제9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공개할 수 없음…'이라고 돼 있었다. 정보공개법 해당 조항은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대해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정부기관이 임명한 공인(公人)을, 그것도 대한민국의 사관(史觀), 사회적 가치관이 걸린 사안을 결정한 이에 대한 정보를 '사생활 보호'라는 장치가 접근 봉쇄한 것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이번 서훈 취소 결정은 제1공적심사위 제2분과(총원 11명)가 1심을, 제2공적심사위(총원 17명)가 2심을 맡아 했다. 총원 중 몇 명이 참석했는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