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12일 밤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캠퍼스에 있는 관사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학사경고 면제 등이 포함된)이날 발표된 수습안은 학교측의 확정안이 아니며 잘못 발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 교과위에 참석한 후 오후 늦게 대전 카이스트에 돌아온 서 총장은 "학교 차원에서 수습안이 발표된 것도 도착해서야 알았다"며 "혼란을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잘못된 자료를 학교가 총장 모르게 발표할 수 있는 것인가.
"실수로 나간 것 같다. 교무처장과 학생처장이 학생들과의 논의를 위해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최종안이 아니다.(수습안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교무처장과 학생처장이 각 언론사에 공식 자료를 배포했음.)"
―학사경고를 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
"학사경고는 할 거다. 이 부분은 내 생각과 다르고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안이 발표된 것이다."
―왜 충분히 논의도 하지 않고 발표했다고 생각하나.
"교무처장 말로는 전문가들과 자살사고 대책 논의를 한 결과 대략 9일 간격으로 일어나고 있고 한두 번 더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들었다고 한다. 학생들의 생사가 달린 문제라서 하루라도 빨리 학생들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총장과 보직교수간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오늘 하루종일 국회에서 질문을 받느라고 시간이 너무 빠듯했다. 행정적인 잘못이다."
―수습안에 대한 총장의 의견은.
"내가 (2006년)처음 카이스트 총장으로 와서 발표했던 정책과 비교하면 많이 후퇴한 것 같다. 시간을 두고 다시 들여다보겠다."
―공부량을 20% 줄이겠다고 했는데, 서 총장은 지금까지 공부하지 않는 학생들은 캠퍼스를 떠나라고 하지 않았나.
"꼭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점 부담 없는 창의적 프로젝트 위주의 과목들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듣도록 하자는 취지다."
―개혁 깃발을 내리는 게 아닌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녹색교통을 예로 들면 외국 대학에서 우리를 찾아와 공동연구를 제안하고 있다. 이런 첨단과학에서는 이미 카이스트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오늘 국회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난 사실 개인을 위해 개혁을 한 게 아니라 카이스트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그랬다. 학생들은 똑똑한데 약하다고 생각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던 거다.(서 총장은 이날 국회 답변에서 "지금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