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협력업체와의 거래를 부풀려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1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석유화학 본사와 경기 수원에 있는 물류회사 G사 등 협력업체 4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회장 부속실, 자금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회계자료가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 13박스 분량의 내부 자료를 확보했다. 협력업체에서는 매출 관련 내역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금호석유화학이 협력업체와 거래할 때 비용을 부풀려 지급한 다음 차액을 돌려받거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비자금을 빼돌린 차명 계좌를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남부지법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살펴볼 때 비자금 조성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되는 것으로 추정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1970년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회장이 설립한 한국합성고무공업주식회사를 모태로 85년 금호화학과 합병해 생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다. 법적으로는 계열사이지만 지난해부터는 사실상 분리 경영을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서 밀려났던 박찬구 회장이 지난해 3월 복귀한 이후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3596억원)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 분리를 신청하는 등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분리 수순을 밟고 있었다. 재계에서는 "형제간의 분쟁에서 이번 비자금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