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東北)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주춤거렸던 일본 프로야구가 12일 개막한다. 올 일본 야구의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한류(韓流)'다. 박찬호·이승엽(이상 오릭스), 임창용(야쿠르트), 김병현(라쿠텐), 김태균(롯데) 등 한국 야구의 위상을 떨친 5룡(龍)이 총출동한다. 모두 팀내 주춧돌 역할을 맡고 있다. 김병현은 왼 발목 부상으로 4~6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개막 엔트리에서는 빠졌다.
◆올해 한국 '제9구단'은 오릭스
메이저리그 124승 관록의 박찬호, 아시아 홈런 신기록의 사나이 이승엽이 명예 회복을 선언하며 뭉친 곳이 오사카를 연고지로 한 오릭스다. 최근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오릭스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풍부한 한국 스타들이 팀내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갈 구심점이 되길 바라고 있다.
박찬호가 승부를 거는 것은 메이저리그 17년 관록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서 다소 부진했던 그는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일본 타자들의 특성을 거의 다 파악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찬호는 15일 라쿠텐과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구위가 전성기에 못 미치지만 보크를 남발했던 세트포지션 투구 동작을 보완하고 직구 구속을 150㎞ 가까이 끌어올리면 일본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
일본에서 8번째 시즌을 맞은 이승엽은 각오가 남다르다. 요미우리에서 당했던 수모를 올 시즌 성적으로 되갚아야 한다. 그는 상대의 몸쪽 승부와 왼손 투수의 바깥쪽 변화구 공략에 전지훈련의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공교롭게 이승엽은 12일부터 홈구장 교세라 돔에서 열리는 소프트뱅크와의 개막 3연전에서 와다 쓰요시, 스기우치 도시야 등 일본의 정상급 좌완 투수를 상대해야 한다. 이들과의 승부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시즌을 순조롭게 풀어갈 수 있다.
◆"우리도 한국의 자존심이다"
롯데 김태균은 지난해 21홈런 92타점을 올렸다. 주위에선 스타일이 다른 일본 야구 첫해에 무난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했지만 김태균 스스로는 불만이었다. 타율이 0.268로 3할에 못 미쳤고, 삼진을 140개나 당했다. 특히 시즌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배트 스피드가 공을 따라가지 못했다. 김태균은 올해 목표를 홈런보다는 타율 0.330, 100타점으로 잡았다. 김태균의 12일 개막전 상대 투수는 지난해 10승9패, 평균 자책점 2.82를 기록한 라쿠텐의 에이스 이와쿠마다.
유일하게 센트럴리그 소속인 임창용은 지난 3년간 96세이브를 기록, 100세이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첫해 3.00이던 평균 자책점이 2009년 2.05, 2010년 1.46으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올해는 160㎞에 육박하는 빠른 볼 외에 낙차 큰 포크볼까지 익혀 전망이 밝다.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입단한 김병현은 부상에서 회복하는 5월 중순 이후에나 마운드에 설 전망이다. 지진 피해가 심각한 라쿠텐은 오사카 근교 고시엔, 고베 등에서 시즌 초반 홈경기를 치르며 29일 오릭스전부터 홈경기를 센다이 K스타 미야기에서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