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의 신(神)'은 최종 낙점할 우승 후보를 놓고 시시각각 마음이 변하는 듯했다. 그럴수록 갤러리의 탄성과 탄식 소리는 높아갔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전반 9홀에서만 5타를 줄인 타이거 우즈(미국), 중반까지 선전했던 최경주, 막판 공동 선두에 나섰던 아담 스콧과 제이슨 데이(이상 호주)….
막판까지 공동 선두가 5명에 이를 정도로 대혼전을 펼친 제75회 마스터스의 그린재킷은 결국 우승 후보로 주목받지 못했던 찰 슈워젤(27·남아공)에게 돌아갔다.
슈워젤은 4라운드에서 마지막 4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2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슈워젤은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상금 144만달러(약 15억6000만원)를 받았다. 아담 스콧과 제이슨 데이가 2타 차 공동 2위(12언더파)를 차지했다.
슈워젤은 '엘스 키드(Els Kid)'다. 지난해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남아공의 루이 우스트히즌과 마찬가지로 어니 엘스재단에서 운영하는 주니어 골퍼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을 닦았다. 2002년 프로로 데뷔해 2004년 던힐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유럽투어에서 통산 6승을 올렸다. 미 PGA투어 우승이나 메이저대회 톱10 경험은 없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를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없었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슈워젤은 이날 1번홀(파4)의 30야드짜리 칩샷 버디, 3번홀(파5) 114야드 어프로치샷 이글을 선보이기도 했다.
슈워젤의 아버지는 요하네스버그 인근에서 양계장을 하고 있다. 슈워젤은 어려서부터 농장일을 도우며 골프를 배웠다고 한다. 그래서 내년 마스터스 '챔피언스 디너'에는 닭요리가 나올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슈워젤은 "내가 네 살 때부터 골프를 가르쳐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또 작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해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우스트히즌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17·18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는 등 이븐파에 그쳐 공동 8위(8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는 전반 9홀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공동 선두까지 뛰어올라 오거스타를 열광시켰다. 하지만 15번홀(파5)에서 2m짜리 이글 퍼트를 놓치는 등 퍼팅이 흔들리며 공동 4위(10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
양용은은 공동 20위(3언더파), 김경태는 공동 44위(3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