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태권도협회(회장 황광철)가 10일 발생한 장안대 교수 자살사건과 관련해 최대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경위는 이렇다.
10일 오전 장안대 생활체육과 이모 교수(64)가 이 학교 옥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교수는 이틀 전인 8일 동료 김모 교수(50)와 학교 운동장에서 난투극을 벌이다 김 교수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2도의 화상을 입힌 후 학교 체육관 샤워실에서 자살을 기도하다 실패하고 잠적했다. 그러나 이틀 후인 10일 자살한 채 발견된 것이다.
자살한 이 교수는 지난 2월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 횡령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용인동부경찰서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이 교수로부터 휘발유 테러를 당한 김 교수 역시 최근 같은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모두 태권도 전공 교수들이다. 경기도태권도협회는 장안대 생활체육과 태권도전공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태권도 전공 교수들 일부가 이 장학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이 그간 조사를 해왔던 것.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3월 21일 경기도태권도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경찰은 경기도협회를 압수수색한 이유에 대해 협회 임원이 태권도심사비를 과다 책정하고 심사비를 횡령했으며 심사비 일부가 심사위원에게 상납되었다는 혐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러한 첩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수사를 벌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협회는 앞선 2007년에도 선수 지원금 횡령과 편파판정 등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30년째 경기도태권도협회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안종웅 (71) 부회장이다. 안종웅 부회장은 1981년 경기도협회 전무이사를 맡은 후 현재까지 전무이사 자리를 놓지 않으며 경기도태권도계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왔다.
안 부회장은 앞선 수 차례의 경찰 및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로 풀려나면서 '안종웅 체제'는 견고하게 유지되는 듯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서서히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
그 원인은 내부에 있었다. 안종웅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김모 이사와의 불화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협회에서의 향후 후계 구도 및 이권 등과 관련해 김모 이사는 안종웅 부회장에게 자신의 지분을 확실히 약속받기를 원했으나 안 부회장이 확답을 하지 않자 이에 서운함을 느낀 김 이사가 안 부회장과 관련한 비리를 경찰에 고발했다는 것이다.
김 이사가 안종웅 부회장의 비리 제보자로 지목되는 이유는 안종웅 회장의 최측근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 즉 술자리에서나 나올 수 있는 ‘허리 아래 이야기’까지 포함된 내용들이 제보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당사자인 김 이사는 이러한 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장안대 교수 자살 및 난투극의 또 한 명의 당사자인 김모 이사는 안종웅 부회장의 가까운 제자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웅 부회장은 최근까지 장안대 초빙교수를 맡아 왔다.
이번 장안대 교수 자살 사건은 학생 장학금 횡령, 입학 비리, 태권도 협회 비리 등이 종합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대형 사고라는 점에서 태권도계는 크게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태권도조선 박성진 기자 kaku61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