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혹독한 긴축안을 도입해야 할 전망이다.
지난 8~9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에서 회동을 가진 유럽 재무장관들은 성명을 내고 "포르투갈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재정 구조조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랜 재정적자 역사를 가진 포르투갈은 최근 재정위기 우려가 크게 부각되면서 금융 시장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급증,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유로존에서 세 번째로 구제금융 받기로 한 국가가 됐다.
지난달 23일 포르투갈 의회에서 정부가 제시한 긴축안이 거대 야당의 반대로 부결된 가운데, 앞으로 구제금융을 수혈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고강도의 긴축안을 수용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6월 중순까지 거대한 규모의 채무 상환 만기가 몰려 있기 때문에 포르투갈이 선택의 여지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포르투갈의 은행권도 궁지에 몰린 상태다. 포르투갈 은행들은 국채를 산 뒤 이를 담보로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신규 자금을 대출받았다.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국채 금리가 급등(가격 급락)하고 있기 때문에 담보의 질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ECB 관계자는 최근 포르투갈에 "신용등급이 더 많이 떨어진다면 포르투갈 국채는 담보로서의 자격이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르키 카타이넨 핀란드 재무장관은 "포르투갈의 긴축안은 지난번 의회에서 표결에 부쳐졌던 것보다 더욱 엄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도 "새 긴축안은 포르투갈 의회에서 거부당한 것과 같은 내용은 아닐 것"이라며 고강도의 긴축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렌 위원은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에 대한 대가로 대대적인 국유 자산 민영화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 관료들은 긴축안 부결로 사임하고 과도정부를 이끄는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와 야당과 협력해 구제금융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 과정이 수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미 포르투갈에서는 긴축안이 거대 야당의 반대로 번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부결된 포르투갈 정부의 긴축안에는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4.6%로 축소한다는 목표 하에 사회 보장 지출과 실업 급여를 줄이고 대중 교통 요금을 높이는 ‘인기없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이에 대해 사회민주당을 포함한 포르투갈의 거대 야당은 내용이 가혹하다며 반대했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협상은 오는 5월16일~17일 열리는 정례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제금융 규모는 약 800억유로로 추정된다. 유럽 구제금융기금은 구제금융이 승인되고 나서 약 열흘 뒤에 자금을 집행한다. 6월15일에 약 48억유로의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포르투갈로서는 시간이 촉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