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이 여인을 이렇듯 비참하게 울렸나.
쓰나미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울부짖던 한 여성의 사진이 일본 대지진 이틀 뒤인 지난 달 13일 세계 주요 언론 매체에 실렸다. 사진 속 갈색 머리 여인은 빨간색 부츠를 자신 옆에 놓아둔 채 몸을 구부리고 맨발로 흐느끼고 있었다.
당시 사진을 찍었던 AP 기자는 그 상황에서 이 여인에게 말을 건넬 수 없었기에 이름조차 물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 사진 속 인물의 신원이 밝혀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6일(현지시각) '쓰나미가 휩쓸어간 폐허 속에 쪼그리고 앉아 맨발로 흐느껴 우는 모습이 포착돼 3·11 일본 대지진의 상징이 돼버린 여인, 이토 아카네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토(28)는 미야기현 나토리시(市)의 유라아게라는 마을에서 살았다. 인구가 7000명인 작은 마을이었다. 나이트클럽 댄서였던 그는 건설현장 근로자인 남자친구와 그의 어머니, 그리고 13마리의 강아지들과 함께 나무로 만든 2층짜리 집에서 살았다.
3월11일, 강진이 일어난 뒤 전기가 끊기자 집에 있던 이토와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물, 배터리 등을 사러 차를 타고 근처의 마트로 갔다. 그들은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것을 모르고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사람들이 엄청난 쓰나미가 몰아닥친다며 도망가는 것을 보고 이토 일행도 급히 산으로 피했다. 이토는 '집에 두고온 강아지들은 2층에 있으니 무사할 거야'라 생각했다고 한다.
다음날에도 마을을 덮친 바닷물은 빠지지 않았고, 이틀이 지난 13일 이토는 자신이 살던 집으로 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2층짜리 나무집은 물론 가족과 같았던 13마리의 강아지도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절망에 빠진 이토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신었던 장화를 벗어놓은 채 울었다. 사진기자가 바로 그 장면을 찍은 것이다.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은 이토였지만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우선 자신이 사랑하던 강아지들을 찾아 헤맸다. 곳곳에 강아지들을 찾는 전단을 붙였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도 자신의 사연을 계속 올렸다.
그는 극적으로 '메이'를 찾았다. 원래 살던 집에서 수 km 떨어진 폐허 속에서 기적적으로 상봉이 이뤄졌다. 얼마 있어 '모모'도 찾게 됐다. 모모 역시 원래 살던 집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진 폐허 속에서 발견됐다.
"저는 비록 아이를 갖지 못했지만 이 강아지들을 잃어버렸을 때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알 것 같았어요. 자기 자신보다 자식을 더 생각하는 마음요."
13마리의 강아지 중 2마리를 찾은 이토는 한줄기 희망을 보았다고 한다. 그는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잃어버린 가족과 삶'을 찾아 끝없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