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 폐쇄사태'가 16년 만에 재연될 것인가.

미 의회가 5일 2011회계연도 예산안의 처리시한(8일)을 코앞에 두고도 막판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연방정부 폐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마지막까지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절충에 끝내 실패할 경우 이르면 9일부터 연방정부의 행정업무는 마비된다. 일시적이나마 공무원 급여지급이 중단되고 해외대사관 비자발급이 중단되는 등 일대 혼란이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각 부처에 "'최악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재정지출 삭감폭 놓고 '팽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를 백악관으로 불러 예산안의 합의 도출을 압박했으나 재정지출 삭감폭에 대한 이견 때문에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공화당은 이에 "1주일짜리 잠정예산을 통과시켜 협상을 1주일 더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오바마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2주, 3주짜리 잠정예산을 통과시켜 임시변통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연장할 수는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1995년에도 6일간 정부 폐쇄

미국에서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한 것은 있던 일이지만, 정부 폐쇄까지 간 것은 1995년이 유일하다. 당시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가 첨예한 대립을 벌인 끝에 6일간 연방정부가 문을 닫아야 했다. 이로 인해 28만명의 연방정부 직원들이 강제휴가를 떠나면서 9개 부처와 38개청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모든 여론의 비난은 공화당을 향했다. 이는 결국 1996년 대선까지 영향을 미쳐, 공화당의 밥 돌 후보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8.5%포인트 차로 대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처럼 공화당에 정부 폐쇄는 '악몽'으로 기억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공화당의 '재정지출 대폭 삭감' 주장에 동조하는 여론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5일 워싱턴포스트(WP)의 여론조사에서 "정부 폐쇄시 누가 더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은 모두 37%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