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벌어진 중국과의 올림픽대표팀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울산월드컵경기장을 찾은 A대표팀 코칭스태프. 왼쪽부터 김현태 박태하 코치, 조광래 감독, 서정원 코치. 스포츠조선DB

지난해 11월 21일(한국시각) 독일 하노버 AMD 아레나에서 벌어진 독일 분데스리가 2010~2011시즌 13라운드 함부르크-하노버96전.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루키 손흥민은 전반 40분, 후반 9분 연속골을 터트렸다. 3주 만에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시즌 2~3호골을 뽑았다. 이날 관중석에서 손흥민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었다. 조 감독 앞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손흥민은 이후 A대표로 뽑혀 카타르아시안컵에 출전했다.

A대표 발탁은 모든 선수들의 로망이다. 그 꿈을 이끄는 게 대표팀 사령탑이다. 기존 대표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새 얼굴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경기장을 찾는 조 감독의 시선은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물론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선수들이 긴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움직임부터 다르다. 대표팀과 클럽의 전술이 다르고, 스타일에 차이가 있으나 일단 공수전환이 빨라졌다. 선수들의 적극적인 수비가담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평소 조 감독이 강조하고 주문해 온 것들이다. 조 감독은 "수비력을 갖추지 못한 선수는 아무리 공격력이 좋더라도 대표로 뽑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조 감독은 자료 화면을 통해 본 모습과 현장에서 지켜 본 선수들의 플레이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선수들이 A대표팀 감독의 존재를 의식하고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고 했다. K-리그 감독들은 은근히 조 감독 방문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경남FC 사령탑 시절 조 감독은 "우리 팀에는 대표선수가 한 명도 없는데, 대표 선수가 나와 다른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해외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를 체크하기 위한 현지 방문도 선수에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된다. 선수들은 A대표팀 감독이 자신을 보러 왔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게 되고 고무된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진다는 게 조 감독의 설명이다. 또 선수의 팀 내 입지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A대표팀 감독이 방문하면 해당 구단 코칭스태프가 선수의 가치를 다시 보게 된다.

이달 중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체크하기 위해 독일을 찾을 예정인 조 감독은 "해외에서 우리 선수들을 만나면 굉장히 반가워 한다. 보완해야할 점을 지적하기도 하도 격려도 많이 해준다"고 했다.

조 감독은 5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제주 유나이티드-감바 오사카전이 벌어진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감바 오사카 공격수 이근호의 컨디션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아드리아누와 함께 두톱 공격수로 나선 이근호는 비록 골을 터트리지 못했지만 몇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좋을 활약을 했다. 조 감독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못 넣은 게 아쉬웠으나 전체적으로 굉장히 좋았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