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일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46명 용사가 목숨을 잃었다. 연평도에서도 무고한 시민과 해병용사가 희생됐다"면서 "북한이 저질러 놓은 일에 대해 사과표시를 해야 한다. 그게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이 저지르고 협박하고 공격, 살상(殺傷)하고 나서 시간이 지났으니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면서 "일 저지르고 시간만 끌고 다음에 대화하고 지난 20년 동안 이렇게 했지만 그 결과가 무엇이냐"고 했다.

하루 전인 3월 31일 북한 국방위원회 검열단 대변인은 "대화를 해도 통이 큰 대화를 하고 전쟁을 해도 진짜 전쟁 맛이 나는 전쟁을 해보자는 것이 우리 군대의 입장"이라고 했다. 남측을 향해 대화를 하든지, 전쟁을 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천안함, 연평도에 대한 북의 책임있는 조치가 없으면 남북 대화는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북은 햇볕정부 10년 동안 남쪽으로부터 받았던 연평균 7억달러의 지원이 이명박 정부 들어 3년째 끊겼으니 금단(禁斷) 증상이 이만저만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백두산 화산 공동 대책까지 들고 나와 남북 대화를 조르더니 급기야 "대화 안 하면 전쟁하겠다"며 오만방자(傲慢放恣)한 협박까지 하고 나섰다. 우리 내부에도 이런 북과 대화를 안 하고 있으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질 것처럼 국민들에게 겁을 주며 정부 등을 떠미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북(北)에 대해 아무 적대행위도 하지 않은 우리 군인과 민간인들이 영문도 모르고 북한의 공격을 받아 희생됐는데도 북은 사과는커녕 사실 인정조차 않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남북이 마주앉아 다른 얘기를 나눠 본들 그것을 대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며, 또 그런 대화가 남북 평화 정착에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북은 천안함도 연평도도 적당히 뭉개며 시간을 보내면 남이 언젠가는 대화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믿고 버티는 모양이다. 우리가 지난 세월 동안 북이 못된 일을 저질러도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어물쩍 넘겨온 탓에 북에 이런 버릇을 들여 놓은 것이다. 북한의 위대한 지도자 머리에 "우리가 도발하면 남(南)은 현장에서 즉각 응징해 온다, 또 추후에 반드시 책임 소재를 따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새기도록 해야 한다. 북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천안함, 연평도 문제를 덮어 둔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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