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11시 대구 달성군 소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 ST) 본관 1층 로비. 검은색 바지 정장 차림의 박 전 대표가 총장 취임식 행사 참석을 위해 들어오자, 1시간 전부터 기다리던 100여명의 취재진과 경호 경찰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방침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서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도 지금까지 늘 그래 왔듯 기자회견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최근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立地)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지나가다 만난 기자들의 질문에 "(이 대통령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면 그 책임도 대통령이 지시는 것 아니냐"고 했었다. 그는 세종시 수정 논란 때도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전 로텐더홀에서, 또는 국회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월 7일 한나라당 친이 주류 측이 세종시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려 했을 때 박 전 대표가 "난 수정안이 당론으로 돼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곳은 서울 프레스센터 현관 로비였다. 당시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 교례회'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다. 지난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전 대표가 선거지원을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을 때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며 거절한 것도 자신의 지역구에서 열린 경로잔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대답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박 전 대표가 중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내놓는 것에 대해 비판이 적지 않다. 다음 대선을 준비하는 지도자라면 단 몇 분이라도 정식 회견이나 간담회를 열어 정식으로 입장을 밝히는 게 정도(正道)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은 "가급적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를 돕는 길이라는 판단에서 공식 회견을 삼가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