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방침에 들끓었던 대구·경북지역의 여론이 각 단체 또는 정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밝힌 '신공항 재추진' 발언을 두고도 민간단체와 야당은 정반대의 시각을 보였다.
대구와 경북, 울산과 경남 등 4개 지역 600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영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이하 결사추진위)는 31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신공항 추진의지를 반겼다.
결사추진위는 이날 "대구를 방문한 박근혜 전 대표의 대통령 약속 위반 유감, 신공항 필요성 확신, 계속 추진 의지 표명이 늦은 감은 있지만 남부권 2000만의 이름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릇된 세종시 문제를 바로 잡았듯이 신공항 문제도 앞장서서 정도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며 박 전 대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신공항 백지화 철회라는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끝내 거부한다면 퇴진운동도 불사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진 결사추진위는 오는 8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에서 1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또 이후 15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대구백화점 앞에서 촛불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열기로 했다.
그런가 하면 야당은 이날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이 '한나라당이 두 집 살림을 하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거리에 나서고 삭발을 하고 현수막을 들고 목소리를 높여 동남권 신공항의 염원을 외칠 때 박 전 대표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나아가 민주당 대구시당은 1일 운영위원회와 상무위원회를 열어 내년 총선에서 대구지역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들이 신공항 밀양유치를 공약으로 할 것을 지침으로 규정하고 나아가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 공약으로 채택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대구시의회 동남권 신공항 밀양유치 특별위원회 오철환 위원장은 정부의 백지화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 위원장은 "신공항이 필요없다는 이유로 그 입지선정을 무산시킨 것은 명백한 자가당착이며 직무유기이고 대국민사기극의 또 다른 단서"라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하늘길이 활짝 열리는 그날까지 계속 쟁취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박 전 대표가 밝힌 '신공항 재추진' 방침에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