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전력 회사채 CDS 급등·주가도 추풍낙엽

도쿄전력 국유화 논란에 주주뿐 아니라 채권자도 불안에 휩싸였다. 도쿄 증시에서 도쿄전력의 주가가 추풍낙엽으로 떨어지는 가운데, 채권에 대한 보험 비용도 급등,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올해 설립 60년째를 맞는 도쿄전력의 채권은 일본에서 국채와 견줄 만큼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3ㆍ11 대지진 이후, 도쿄전력 채권 1000만 달러어치에 대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가격)은 4만달러에서 40만달러로 상승했다. 이는 부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으로, 이전보다 보험 비용이 열 배나 비싸졌다는 의미다.

현재 도쿄전력의 주요 채권자는 생명 보험사, 은행, 연금펀드 등이다. 개인 투자자까지 합치면 이들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5조엔(612억달러) 이상이다. 전날(29일) 도쿄 증시에서 토픽스 지수 하락률이 0.9%를 기록한 가운데, 은행업과 보험업 지수가 이보다 더 큰 2~3%의 하락률을 보인 것은 도쿄전력 국유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만약 도쿄전력의 국유화 논의가 진행된다면 채권자들은 시가평가에 따른 손실을 입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국유화 논의가 완전히 배제되더라도 문제다. 금융 시장에서 회사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 채권자들의 익스포저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주의 손실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각에선 도쿄전력의 다양한 주주 구성을 감안할 때, 회사가 망하는 최악의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일본 정부는 주주에게만 위험을 전가하고 채권자에게는 관대할 것이라고 본다. 채권자보다 주주에게 위험을 전가하는 것이 위험 분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도쿄전력의 주요 주주로는 일본 신탁은행, 다이치 생명보험, 닛폰 생명보험, 도쿄도청,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미즈호 파이낸셜 등이 꼽힌다.

주주와 채권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도쿄전력이 지난해 일본항공(JAL)처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것이다. 당시 JAL의 채권자, 주주, 은행 모두 엄청난 손실을 입었었다.
그러나 도쿄전력의 시장 위치를 고려할 때, JAL과 동일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은 아직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시바타 히로키 연구원은 "도쿄전력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도쿄전력은 사실상 경쟁자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JAL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현 시점이 도쿄전력을 매수해야 할 적기라는 낙관도 제기된다. 스타인버그 웰스의 롬 스타인버그 대표는 "도쿄전력은 일본에서 중요한 회사"라면서 "주식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의 주가는 29일 하루에만 19% 급락했으며, 3ㆍ11 대지진 이후로는 73%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