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에 참여하고 있는 영국 공군(RAF)이 최신식 전투기를 다룰 수 있는 조종사가 부족해 곤란을 겪고 있다.

영국은 이번 리비아 군사 작전을 위해 한 대에 2300억원을 호가하는 최신식 전투기 타이푼을 사상 처음으로 실전 현장에 투입했다. 타이푼 조종사 18명도 함께 작전에 투입됐다. 이탈리아 남부 공군기지에서 작전 수행 중인 이 18명의 조종사들은 다음 달 말 다른 전투기 조종사들과 교대해야 한다. 이번 군사 작전의 강도가 워낙 높아 한 번에 최대 두 달까지만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 210명 가운데 최신 기종인 타이푼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조종사가 부족해 조종사 18명 전원이 교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총 69명의 타이푼 조종사 가운데 36명은 영국 영공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리비아전에 투입된 18명을 제외하면 남는 조종사는 단 15명뿐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영국 공군은 교관들과 에어쇼 담당 조종사들까지 군사작전에 투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조종사가 부족한 것은 영국 정부가 지난 10여년간 국방예산을 감축했기 때문이다. 예산 삭감으로 공군 교육 훈련병 정원이 25% 줄면서 타이푼 조종사를 길러내지 못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앞으로도 4만2000명의 공군 인력 가운데 5000여명을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니아 내전과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전직 영국 조종사는 "영국의 리비아 작전은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사가 부족한 것은 타이푼만이 아니다. 이번 작전에 해리어 전투기 대신 토네이도 전투기가 투입되기로 결정된 것도 해리어 전투기에 비해 토네이도 전투기 조종사 수가 더 많다는 점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군은 나토에 작전지휘권을 넘긴 후 지중해에 투입한 미군함 5척 가운데 1척을 철수시켰고, 지난 주말엔 AC130 폭격기로 카다피 지상군을 공격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 보도했다. AC130은 저속·저공비행을 하면서 지상군 또는 특정 지역을 집중 공격할 수 있는 폭격기다. 이 폭격기의 주 기능이 근접 공중 지원과 지상군 엄호 등이기 때문에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미·영·불은 이미 비행금지구역 설정만으로는 민간인을 보호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WP가 전했다. 그러나 명확한 전략을 세우지 않고 섣불리 지상군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