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로 예정된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 발표가 '백지화' 쪽으로 전망되자, 부산 가덕도를 미는 쪽과 경남 밀양을 미는 쪽 모두 "승복할 수 없다"며 흥분하고 있다고 한다. 호남권에서도 정부가 새만금 개발을 위해 전북 군산공항에 국제선 취항을 허용하자, 광주·전남에서 "무안공항이 죽게 된다"며 반발하고 나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은 공사비 7조9000억~9조8000억원, 공사기간 5년6개월~10년의 대역사(大役事)이다. 국회의원들과 시·도지사들이 대선(大選) 공약이라며 지역주민들을 부추겨온 결과 어느 쪽 주민들도 스스로 물러나기 힘든 단계로 들어서버렸다.

영동권 관광 거점으로 삼겠다며 3567억원을 들여 2002년 준공한 양양공항은 2008년 6월 대한항공의 취항 포기로 대형 항공사 정기노선이 끊겼다. 현재 양양~김해 간 19인승 소형항공기 1대가 매일 1회 운항하는 걸로 목숨만 부지하고 있다.

1997년 개항한 청주국제공항도 제주 노선 하나만 달랑 살아 있는 '동네공항'이 돼 버렸다. 국제선은 중국·일본에만 연결되는 전세기 임시노선뿐이다. 연간 탑승객을 50만명으로 보고 1100억원을 들여 지었던 울진공항은 아예 개항조차 못하고 2010년 비행조종훈련센터로 용도가 바뀌었다. 건설비 3056억원과 관련 SOC 사업비 3조여원이 들어가는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때 인근 광주공항의 국제선을 끌어갔는데도 현재 제주상해·북경 3개 정기노선만 붙들고 있어 지방공항 중 이용객이 끝에서 3번째다. 그래서 국민은 공항 짓는다고 국민 세금을 수천억원씩 쏟아붓게 만든 당시 권력 실세들의 이름을 따서 공항 이름을 짓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다.

지방공항 14곳 가운데 김포·김해·제주공항 3곳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다. 이런데도 새 국제공항을 자기 동네로 끌어들이겠다고 나서는 이유는 건립 비용을 모두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데다 공항 운영이 적자가 나도 지자체가 빚을 부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국가에 꼭 필요한 공항은 중앙정부 예산으로 짓되, 지역주민들이 유치하는 공항 건설비는 지방자치단체가 상당 부분 부담토록 해야 한다. 또 지자체가 공항 운영을 맡도록 해 이익이 나면 가져가고 손해가 나면 그 빚을 떠안도록 해야 한다.

[오늘의 사설]
[사설] 日 교과서로 韓·日 우호 분위기에 다시 찬물 끼얹나
[사설] 물가는 庶民 다음에 누구를 잡아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