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동·북아프리카 국가들의 반정부 시위의 공통 요인으로 빵 보조금 정책의 실패가 꼽히고 있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등이 분석했다.

중동은 20세기 이후 자체 식량생산 시스템이 붕괴돼, 중부 아프리카와 함께 1990년대 이후 영양실조를 겪는 인구가 이전보다 증가한 유일한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최대 밀 수입 20개국 중 절반이 이집트(1위) 알제리(4위) 이라크(7위) 모로코(8위) 예멘(13위) 사우디아라비아(15위) 리비아(16위) 튀니지(17위) 등 중동·북아프리카 국가였다. 이들 독재정권은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려 빵 생산업자나 소비자에게 빵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가구별로 빵을 직접 나눠줬는데, 이젠 세계적 밀·빵 값 급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시리아요르단, 예멘은 지난 2008년에도 세계 곡물가 상승으로 국내 빵 값이 급상승하자 소요가 일어났었다. 당시 희생자들은 '빵 순교자(bread martyrs)'라 불렸다. 그리고 올해 국제 밀값이 지난해보다 20% 올라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또 식량난이 터지자 튀니지를 시작으로 반정부 시위가 번졌다.

최근 시리아 정부는 지난해부터 검토해온 '빵 보조금 삭감'을 없던 일로 했고, 요르단 왕정은 1억2500만달러 규모의 설탕·쌀·연료 등 생필품 보조금 패키지를 발표했다. 예멘 정부도 빵 보조금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식량 문제가 얼마나 국민을 자극하는지 알고 있다는 얘기다.

중동 국가의 식량정책 실패는 이집트가 대표적이다. 고대 최대 밀 산지였던 이집트는 1950년대부터 서방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밀을 수입에 의존하게 됐고, 소련 사회주의 모델을 따라 국민에게 빵을 나눠주는 포퓰리즘을 썼다. 국내 농가는 피폐해졌지만 미국의 식량 원조로 견뎠다. 그러나 재정 악화와 1980년대 무역 자유화 조치로 식량 안보는 점점 취약해졌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해 빵 보조금으로 30억달러를 풀었지만 역부족이었고, 국민들은 무능한 정권을 더 이상 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