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TNmS 집계). 현재 방영 중인 SBS TV 주말 드라마 '신기생뎐'의 평균 시청률이다. 주말 밤 10시라는 '황금시간대'이지만 성적은 KBS 1TV '근초고왕'과 꼴찌를 다툰다. 더 난감한 건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 '지루하다' '재미없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 드라마는 스타작가로 이름난 임성한씨가 1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임성한'이 흔들리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원조'라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숱한 화제와 높은 시청률로 방송가의'흥행 보증수표' 역할을 톡톡히 하던 톱 작가의 면모는 찾을 수가 없다.
현재 방송 중인 '신기생뎐' 시청률은 역대 임성한 드라마 가운데 가장 저조하다. 2월 말엔 한 자릿수 시청률의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예상 밖의 저조한 시청률에 당황한 임 작가가 '하늘이시여'의 이영희 PD에게 직접 'SOS'를 쳤을 정도다. 그전까지는 임 작가의 남편 손문권 PD가 연출하고 있었다.
시청률뿐 아니다. 극 초반부터 "지루하다" "출생의 비밀을 이중삼중으로 꼬아놓은 게 구태의연하다"는 시청자들의 불만과 비판이 빗발쳤다. 남자 주인공이 직전까지 연인이었던 여자 주인공에게 자기네 집 수양딸이 되라고 제안하거나 의붓딸을 기생으로 만들기 위해 계모가 갖은 계략을 꾸미는 장면은 '막장 중의 막장'이란 뭇매를 맞았다. 여주인공의 여동생이 이웃 연하남의 '빨래판 복근(腹筋)' 위에서 빨래를 하는 상상신에 대해서도 "황당하다"는 항의가 쏟아졌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됐을까. 과거 임 작가의 드라마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막장인데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였다. 황당한 스토리와 자극적인 설정이 있긴 했지만 전개가 빠르고 생활 묘사가 세밀한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임 작가의 강점에 힘이 빠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과거 임 작가의 드라마를 연출했던 한 방송사 드라마 PD는 "임성한씨는 과거 센 설정으로 가장 큰 재미를 본 대표적인 작가"라며 "하지만 최근 특히 결혼(2007년) 후부터 본인이 홈드라마 형태의 드라마를 쓰려다 보니 극악스럽게 가야 하는 것과 아닌 것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실제 최근 10년간 '보고또보고' '인어아가씨' '하늘이시여' '왕꽃선녀님'까지 이어져 오던 임 작가만의 특장(特長)이 '아현동마님'(2007)을 기점으로 퇴색하기 시작해 '보석비빔밥'을 거쳐 '신기생뎐'에선 아예 자취를 찾기가 힘들 정도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PD는 "임 작가는 과거 세밀한 생활형 에피소드와 대사를 통해 자잘한 재미를 만들어냈지만 요즘 시청자들은 그런 재미보다는 극단적인 갈등 구조의 스토리 있는 드라마에 익숙해져 있다"며 "임 작가가 이런 시청자들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흐름을 읽지 못하고 과거보다 더 강한 상상신, 더 복잡한 인물관계 등에만 극적 재미를 의존하려다 보니 예전 같은 힘이 없어진 게 아닌가 싶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