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국제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국토해양부 입지평가위원회 현지실사가 부산 가덕도에 이어 지난 25일 경남 밀양에서 진행됐다.
최종결과 발표를 앞두고 평가단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이날 행사를 위해 대구·경북·경남·울산 등 4개 지역 광역·기초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 등이 총출동했으며, 밀양은 공항유치를 염원하는 시민 등의 바람으로 한껏 달아올랐다.
국토해양부는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과 관련, 입지평가위원회 등의 평가과정을 거쳐 오는 30일 최종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방 생존권 고려해 달라"
서울대 박창호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입지평가위원 11명과 국토부 관계자 5명 등 총 16명은 이날 오전 밀양시 하남읍 낙동강공사 15공구 전망대에서 40분가량 후보지 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경남도 정책담당관실 김윤곤 사무관이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위치도', '후보지 주변환경도' 등 미리 준비한 자료를 번갈아 선보이며 평가위원 등에게 접근성 및 소음문제 등에 관한 밀양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그는 "가덕도 부지를 메우려면 다른 지역의 산을 깎아 흙을 확보한 뒤 다시 운반해야 하지만 우리는 주변 산을 깎는 것만으로 공사에 필요한 흙을 확보할 수 있다"며 경제성 우위를 강조했다.
오후 1시부터 밀양시청 2층 회의실에서는 평가위원들이 4개 지역 전문가와 시민 등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두관 경남도지사, 장만석 울산경제부시장 등과 조해진·안홍준·유승민·조원진·이인기·주호영·배영식 등 지역 국회의원, 이인중 대구상의 회장, 최영우 경북상의협의회장, 김용창 구미상의 회장 등 4개 시·도 '수뇌부'가 참가했다.
김범일 시장은 "최근 한 대기업이 신약사업에 진출하면서 '물류를 이송할 공항이 없다'는 이유로 대구에 오길 거부했다"며 "영남권 전체가 경쟁력을 갖추고 국가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선 영남권 신공항은 밀양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신공항 건설은 지방의 생존권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아주 중대한 사항이며 평가단은 지역민들의 염원을 저버리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박창호 평가위원장은 "동남권 신공항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며 "지역 간 협의로 결정됐으면 좋았을 텐데 경쟁구도가 형성돼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 "관련 지자체, 시민단체, 현지 주민 등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그 수렴 결과를 반영해 평가할 것"이라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치열기로 데워진 밀양
신공항 후보지 현지실사가 열린 이날 밀양은 지역민 등의 유치희망 열기로 한껏 데워졌다. 지역을 처음 찾은 박창호 위원장이 "신공항에 대한 염원이 이처럼 대단한지 몰랐다. 처음부터 위원장직을 허락하지 말걸"이라 말할 정도였다.
'신공항 입지평가위원님 사랑합니다', '신공항은 밀양으로!!', '우리는 정부와 대통령님의 약속을 믿습니다', '우리도 하늘 길 열어 세계로 비상하고 싶습니다'….
신공항 밀양유치 염원을 담은 플래카드 수백장은 시내 곳곳에 걸려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1만여명의 밀양시민들은 꽃샘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밀양시 진입로부터 밀양시청까지 이어지는 5㎞ 길이 도로 양쪽으로 쏟아져 나와 태극기 등을 흔들었다. 확성기를 단 차량은 시청 앞 도로를 오가며 "신공항은 밀양"이라 외쳤고 한쪽에선 풍물패의 공연이 펼쳐졌다.
평가위원들이 보고회장인 시청 본관에 이르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한 어린이집에서 나온 7세짜리 어린이 22명은 입구에서"밀양을 도와주세요",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장미꽃을 전달했고 주위를 둘러싼 수백명의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시민 정모(53·밀양 상문동)씨는 "밀양민이라면 누구나 신공항 문제에 신경이 곤두서 있고 평가단분들이 지역을 찾는다고 하니 응원하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 나왔다"며 "밀양발전뿐 아니라 영남권 모두의 발전을 위해선 신공항이 무조건 우리 지역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