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가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자산을 동결하면서 돈줄을 죄고 있지만, 그가 '금(金) 방석' 위에 앉아 있는 한 재정적으로는 난공불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리비아 중앙은행은 143.8t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나라별 순위로 보면 세계에서 25번째로, 시가로 계산하면 65억달러가 넘는다. FT는 "이 정도의 금 보유고는 카다피가 앞으로 수년간 용병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대다수의 중앙은행은 금을 런던이나 뉴욕, 스위스의 국제 금고에 보관하는 데 비해 리비아 중앙은행은 자국 내에 보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기 전에 금은 리비아의 수도인 트리폴리의 중앙은행에 보관돼 있었다. 그러나 시위가 발생한 뒤에는 니제르와 차드 국경에 인접한 남부 도시인 세브하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카다피가 리비아 외부로 금을 반출해 현금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은행인 스탠다드뱅크의 월터 드웻 상품리서치 부문 대표는 "리비아 같은 나라가 금을 유동화한다면 무기나 식품, 현금으로 맞교환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은 환금성이 높아 역사적으로 독재자나 범죄자가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애용했다. 올 들어 중동의 정정 불안,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은 배가됐고,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카다피가 깔고 앉은 금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값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444.95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30% 상승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 귀금속 컨설팅업체 GFMS는 지정학적 우려와 저금리 영향으로 수요가 늘어 금값이 올해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평균으로는 온스당 147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