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주시 영주고등학교 영상제작실. 컴퓨터 모니터에 떠있는 스마트폰의 제주도 지도를 클릭하자 동영상들이 차례로 펼쳐졌다. 드라마, 다큐멘터리, 인터뷰, 홍보 등 동영상 내용이 다양했다. 팀원들은 지난달 첫선을 보인 '스마트 제주'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스마트폰용 프로그램)의 박물관 소개 동영상을 보면서 어떤 내용이 더 추가되어야 하는지, 무엇을 빼야 하는지 진지하게 토론을 벌였다. '스마트 제주' 앱(애플리케이션의 줄임말)은 영주고 디지털 영상과 학생들이 만든 것이다. 지난 2월 애플 앱스토어에 제주 관광지를 '영상 지도'로 소개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올렸다..

서상욱 기간제 교사와 디지털 영상과 학생들이 제주 관광을 소개하는 아이폰용 앱 ‘스마트 제주’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앱을 다운받아 제주도 지도 위의 영상 아이콘을 클릭하면 관광지 소개 글과 함께 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단순한 관광지 홍보만 아니라 관광지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인터뷰, 르포 형식으로 꾸몄다. 게시판도 코너도 만들어 현장에서 앱의 부족점 등 평가도 가능하게 했다.

영상과 오영옥 부장교사는 "'스마트 제주' 앱은 글이나 사진이 주는 한계를 뛰어넘어 영상을 통해 제주를 알리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기획에서부터 시나리오, 촬영, 출연, 연출, 편집까지 대부분 학생들 스스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스마트 제주'에 필요한 영상 제작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전국 고교특성화 지원 사업 공모에서 영주고가 박물관 테마파크 전시홍보 영상 사업으로 1위에 뽑혔다. 문화콘텐츠 고교특성화 학교로 지정돼 77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으면서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팀은 학생 15명으로 영상과 교사 5명이 후원자로 나섰다.

학생들은 방과 후와 주말, 휴일을 이용해 무거운 카메라와 장비들을 들고 제주도 전역을 누볐다.

카메라를 책임졌던 강밀(18)양은 "팀원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일이 많았고, 홍보 대상을 섭외하고, 협조를 구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모든 게 배움의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마트 제주'는 현재진행형이다. 제주지역 관광지뿐만 아니라 음식점, 숙박업소, 올레길, 문화 등을 앞으로 채워 넣을 계획이다. 그러나 졸업을 앞둔 이들에겐 '고민'도 있다. 제주지역에서 영상 제작 관련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대학 진학을 위해 학업과 실습을 병행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지도를 맡았던 서상욱씨는 "학교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곤 있지만 동영상 제작용 컴퓨터나 촬영장비 등 열악한 부분이 많다"며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선 제주도교육청이나 제주도의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