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랑스, 영국 등 유엔 연합군의 대(對)리비아 군사작전이 시작된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9일 연합군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리비아 문제를 논의하는 주요국 정상회의 참석차 파리를 방문했다가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태 전개에 따라 (리비아에 대한)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할 경우 회원국들과 다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채택된 유엔 리비아 제재 결의는 '리비아 영토 내 외국 군대의 주둔을 배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민간인 보호를 위해선 '모든 필요한 수단을 동원한다'는 표현도 있어 지상군 투입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 총장은 "리비아 제재는 국제사회(유엔)가 국가 대신 국민 보호에 나서는 '국민 보호책임' 개념을 적용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반(反)인권 국가인 북한도 같은 논리로 유엔 차원의 무력 제재가 가능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오디세이의 새벽'으로 명명된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은 오후 4시쯤 프랑스 전투기들이 리비아 상공에 진입하며 시작됐다. 프랑스 전투기들은 오후 6시 45분쯤 리비아 정부군 탱크부대를 공격했고, 지중해에서 대기 중이던 미·영 함정, 잠수함에선 토마호크미사일 124발을 리비아 주요 방공시설 20곳에 발사했다. 연합군의 이번 공격으로 리비아 방공망 대부분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보호 책임(responsibility to protect)
국가가 자국민을 상대로 반(反)인권 범죄를 자행할 경우 국제사회가 국가 대신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개입에 나선다는 원칙이다. 2005년 세계 정상회의에서 처음 도입됐다. 르완다 인종청소 등 국가에 의한 반인권 범죄가 발생했을 때 국제사회가 이를 수수방관했다는 점을 반성하면서 정립된 유엔의 새로운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