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천안함 폭침 직후 북한의 어뢰 공격 가능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제기한 가설이 '좌초설'이었다. 좌초설을 주장한 핵심 인물이 작년 4월부터 이 주장을 펴 온 이종인(59·사진)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다. 천안함이 침몰 지점으로부터 2.5㎞ 떨어진 해상에서 암초에 걸렸고, 암초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긴 뒤 2.5㎞를 운항하다 두 동강 나서 침몰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금도 "우주인이 와서 조사한다 해도 내가 내린 결론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는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런 판단의 핵심 근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딱 보니 좌초에 의한 침몰이었다. 언젠가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972년 인하대 조선공학과에 입학해 해병대를 다녀온 뒤 1991년부터 해난구조업체인 알파잠수기술공사를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천안함을 실제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작년 4월 천안함을 인양하는 TV 생중계 때 처음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십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보고서는 읽어봤느냐'는 질문에 "돈을 주고 사볼 필요가 있을까 싶어 사서 보진 않았고, 작년 10월 천안함 관련 한 토론회에서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이 보여줘 대강 한 번 본 게 전부"라고 했다. 이씨는 좌초설의 근거로 자신의 '해난 구조 경험'과 인터넷에 떠도는 어뢰 폭발 관련 동영상 등을 꼽았다.

이씨는 만약 천안함이 암초에 걸렸다가 2.5㎞를 이동한 뒤 침몰했다면 천안함과 2함대사령부 간에 교신 기록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록이 있는데) 군이 감추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시신을 찾지 못한 천안함 실종 장병 6명에 대해서는 "백령도 인근 암초 지대에서 섬까지 20m 거리밖에 안 된다. 천안함이 암초에 걸리면서 탈출했을 수 있고 훗날 (살아 있다는 게) 밝혀질 수 있다"고도 했다.

일부 인터넷 매체들은 천안함 좌초설 또는 음모론을 펼 때 이씨의 주장을 '해난 구조·선박 인양 전문가'의 의견이라며 인용·보도했다. 일부 좌파 매체는 그와 함께 합조단의 조사 결과를 검증해보겠다며 매직으로 '1번'이라고 쓴 금속을 갯벌에 50일간 묻어놓았다가 꺼낸 뒤 어뢰 추진체와 부식 정도가 다른지를 살펴보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해 '천안함 규모의 배로 폭발 실험을 해봤느냐'는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의 질문에 "(앞으로) 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 실험을 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