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볼턴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박지성(30·맨유)과 이청용(23·볼턴)의 '코리언 더비' 성사 여부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둘은 선발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청용은 후반 15분 대니얼 스터리지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은 이청용에게 중원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역할을 맡겼다. 이청용은 몇 차례 재치 있는 패스를 선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맨유의 압박에 고전하며 결정적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최근 리그에서 2연패(連敗)를 당하며 승점 3점 차로 아스널에 쫓기던 선두 맨유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두 명의 선수를 바꾼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0―0의 팽팽한 상황 속에 남은 한 장의 교체카드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려 했다.
후반 20분이 지날 즈음 관중석의 퍼거슨 감독이 비치된 전화기를 들었다. 퍼거슨은 지난 2일 첼시전에서 패한 뒤 심판 판정에 대해 "두려울 만큼 최악의 판정이었다"며 독설을 퍼붓다 잉글랜드축구협회로부터 5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퍼거슨의 전화를 받은 코치가 몸을 풀라고 지시한 선수는 박지성과 마이클 오언, 대런 깁슨이었다. 지난달 11일 팀 훈련 도중 오른쪽 허벅지를 다친 박지성은 부상 이후 이날 처음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박지성은 결국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후반 31분 맨유의 수비수 조니 에반스가 거친 태클로 레드카드를 받자 퍼거슨 감독은 교체 작전을 접었다. 이때부터 맨유의 저력이 발휘됐다. 한 명이 모자란 상황에서도 볼턴을 밀어붙인 맨유는 후반 43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결승골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승점 63을 기록한 맨유는 이날 웨스트브로미치와 2대2로 비긴 아스널(승점 58)을 따돌리고 선두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