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경찰서는 20일 중국 현지에서 1810억원 상당의 위조수표를 만들어 국내에 반입해 이 가운데 22억원(100만원권 2200장)을 현금으로 바꾸려 한 혐의로 유모(52·무직)씨와 박모(48·의류도매업)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위조수표를 받아 보관한 혐의로 이모(67·부동산중개업)씨도 구속하고, 위조수표 제작을 의뢰한 원모(42·무직)씨를 체포해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2009년 9월 원씨로부터 "위조수표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중국에 있는 조선족에게 3000만원을 주고 중국 현지에서 100만원권 1만장, 10억원권 1장, 850억원권 2장 등을 만들어 국내에 유통시키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일 서울시내 한 호텔 커피숍에서 100만원권 수표를 현금을 받고 팔려다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수표 위조를 의뢰한 원씨는 "친분이 있었던 모 종교단체 간부로부터 '연말 결산자금이 부족해서 그러니 위조 수표를 좀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만든 위조수표는 모 은행 종로지점장 명의로 돼 있고,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가짜라는 것을 알아보기 어렵다"며 "위조수표들이 일부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